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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경기진단 어떻게 하나요

이상규 2017/05/24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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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경기진단 어떻게 하나요

이상규 KDI 거시경제연구부 전문위원

 

종합적인 경기 진단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안에서 가계·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한 부가가치인 국내총생산(GDP)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소비와 투자·수출 등 거시경제 전반의 상황, 특히 경기순환 판단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경기변동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계절요인이 제거된 전기대비 성장률 지표를 주로 활용합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보다 0.9%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4·4분기보다 0.4%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우리 경제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GDP를 비롯한 국민계정상의 총량지표는 분기별로 발표됩니다. 정보제공의 빈도와 발표 시점에 따른 시차 등의 문제로 실시간 동향을 파악하고 변화에 대처하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월 발표되는 수출과 내수(투자지표·소비지표) 관련 지표들을 함께 분석합니다. 정책 대응에 필요한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신속한 판단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몇 가지 핵심 경제지표들을 통해 최근 경제상황을 진단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수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품목 및 지역별 수출, 무역수지 자료들을 검토합니다. 우리 경제의 구매력 변화는 수출입상품 간의 교환비율을 통해 파악합니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와 세계교역량지수 등을 참고해 대외경제여건도 함께 점검합니다. 최근 수출은 세계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대외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반도체 산업의 호황도 지속되면서 수출 물량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금액 기준 수출도 큰 폭으로 확대됐습니다. 조업일수 변화와 선박 등 수출 비중이 높고 변동성도 큰 일부 산업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지표에서는 우선 건설기성 및 수주액, 건축허가 및 착공면적 등 국내 건설 실적과 관련 선행지표들을 이용해 건설투자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합니다. 부동산 거래와 심리지표 등도 함께 점검합니다. 다만 건설투자 관련 지표의 경우 상대적으로 여타 실물지표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추세적 판단을 위해서 일정 기간의 평균 자료를 자주 사용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부동산시장 규제가 강화돼왔습니다. 그러나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올해에도 건설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설비투자의 경우에는 설비투자지수 이외에 국내기계수주·제조업평균가동률, 자본재 및 기계류 수입액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판단합니다.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어서 경기 판단 과정에 매우 중요한 지표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내외 실물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기업들도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는 지난해 4·4분기에 증가로 전환된 데 이어 올 1·4분기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급증했습니다. 다만 일부 핵심업종의 투자 확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모든 업종에서 설비투자가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소비지출 추이는 소매판매액지수, 소비재 생산 및 출하, 수입 등의 실물지표와 가계소비 관련 심리지수를 바탕으로 평가합니다. 소비는 여타 지표처럼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자주 영향을 받습니다. 이때는 월별 지표의 해석에 주의하고 국민계정 민간소비와 병행해 소비여건 판단의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는 한 축인 민간소비는 막대한 가계 빚 부담과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여전히 불안한 모습입니다. 소비와 밀접한 업종인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근원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도 소비 부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믿거나 최소한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소비심리는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해보면 최근 들어 수출과 투자 관련 지표들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국내 기관들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견고한 회복세로 전환됐다고 자신하기에는 곤란한 부정적 신호들이 많아 보입니다. 우선 가계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북핵 등 지정학적 위험이 돌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주요 기관의 올해 전망치가 지난해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고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은 우리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시기입니다.

 


문의: KDI 홍보팀 김은총 044-550-4034, capkec@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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