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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보다 긴 韓國 근로시간… 단축하려면 '생산성' 높여야

박우람 2017/06/05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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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보다 긴 韓國 근로시간… 단축하려면 '생산성' 높여야

박우람 KDI 연구위원

 

우리 사회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어려운 문제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장시간 근로는 국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주요 후보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근로시간이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노동을 공급하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근로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자녀를 돌보고, 취미 생활을 합니다. 근로시간이 길면 길수록 유한한 인생에서 이런 개인적인 여가와 휴식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그림 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1980년대 초중반의 2900시간부터 현재의 약 2100시간까지 비교적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최근 몇 년간은 이러한 감소 추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약 2113시간입니다. 하루 8시간씩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에 1766시간을 근무하는 OECD의 평균적인 근로자에 비해 약 43일 더 일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하는 시간이 긴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분리한 정부의 행정해석, 상사의 눈치를 보는 근로 문화, 양적인 근로시간에 의해 결정되는 임금 체계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생산성 높여야 근로시간 단축 가능

 

적정한 근로시간은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쉽지 않은 주요한 이유는 각자의 여가와 근로소득에 대한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사람은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근로소득을 올리고 싶어 하지만, 비록 근로소득의 감소를 의미할지라도 덜 일하고 더 많은 여가를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정 시간 이상의 노동이 근로자의 총산출물을 증가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러한 근로시간은 경제적으로 봤을 때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예를 들어 2100시간을 일했을 경우의 산출물과 2000시간을 일했을 경우의 근로자의 산출물이 같다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서 경제의 산출을 줄이지 않고도 근로자에게 더 많은 여가를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일정 시간 이상의 근로시간은 경제적으로 오히려 여러 손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시간 근로는 근로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산업재해의 발생을 높입니다.

 

이러한 산업재해는 해당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많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숙련된 근로자의 생산성을 심대하게 감소시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근로시간을 줄이고 근로자로 하여금 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자의 생산량을 더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추진될 근로시간 단축의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기업 및 근로자가 제한된 근로시간을 얼마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렸습니다.

 

다시 말해,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근로자의 시간당 생산성의 향상이 충분하게 이루어지면 근로자가 생산하는 총생산량은 감소하지 않거나 오히려 더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근로시간과 시간당 생산성 간의 관계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는 2012~2015년 OECD 회원국 평균 근로시간과 시간당 국내총생산(GDP) 사이의 관계를 도식화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근로시간이 짧은 나라일수록 시간당 생산성이 높고 근로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시간당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데 대응해 기존의 비효율적인 경영 방식을 개선하고 투자를 통해 1인당 자본장비율(노동자 1인당 설비금액)을 높인다면 근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생산량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금 삭감 여부 등 복잡한 방정식 풀어야

 

근로시간 단축이 경제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근로자의 여가 증대와 생산량 증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실제로 집행하기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우선 당장 근로시간을 줄였을 경우 임금을 그대로 줄 것인지, 줄일 것인지가 첨예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이나 사용자가 신경 쓰는 것은 이윤이고 근로자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소득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줄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경우에는 증가한 여가가 주는 가치에 비해서 근로소득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이 썩 내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주·사용자의 입장에서는 1인당 생산량 증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동비용이 감소하지 않을 경우 이윤이 감소하기 때문에 임금 보전에 적극적으로 반대를 하게 됩니다.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 체계의 개편 등 여러 세부적인 문제와 얽혀 있습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점에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실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논의와 타협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의: KDI 홍보팀 김은총 044-550-4034, capkec@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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