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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시대' 절반이 식당·숙박업… 그중 절반은 2년도 못 버틴다

김민호 2017/08/14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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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시대' 절반이 식당·숙박업… 그중 절반은 2년도 못 버틴다

 

김민호 KDI 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 연구위원

 

[2년 생존확률 47%… '생계형 창업'의 빛과 그림자] 1년간 창업 80만건 시대… 카페 등 '생계형'에 45% 쏠려 과밀 창업, 과다 경쟁 심각 생산성 좋고 고용창출 기대되는 기술개발·연구 스타트업 등 '혁신형' 주도의 생태계 만들어야

 

대박을 낸 창업가들의 성공 스토리가 자주 소개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별 기업생존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창업 후 2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47%입니다. 2012년에 창업해 2014년까지 문을 열고 있는 기업들이 절반이 안 됩니다. 폐업을 하거나, 업종 전환 등을 겪는다는 말입니다. 70%대인 영국, 미국 등과 비교해서 크게 낮습니다.

 

식당,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 창업의 비중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통계청의 2013년 '전국소상공인실태조사'에서는 소상공인의 83%가 다른 대안 없이 생계유지를 위해 창업했다고 나타났습니다.

 

생계형 창업 비율이 높은 근본적인 원인은 구직난에 몰린 청년들과 자녀 학비와 결혼자금 지출 등으로 노후 자금 준비가 덜 된 퇴직자들에게 취업 또는 재취업 기회 등 다른 대안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창업 생존율이 낮은데도 연간 새로 생기는 기업 수는 80만 개에 달하니 말입니다.

 

◇생계형 창업에 몰려… 45%가 식당, 숙박업, 도·소매업

 

창업의 유형은 대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생계형 창업과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기회형 또는 기술혁신형 창업입니다. 두 사람의 예를 통해 유형을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30대 초반 청년 김상인씨입니다. 김씨는 평소 베트남 요리에 관심이 있어 집에서 요리를 즐겨 했습니다. 김씨가 친구들에게 요리를 대접하면 친구들은 김씨에게 맛있다며 가게를 한번 차려보라 할 정도였습니다. 김씨는 결국 베트남 음식점을 개업하기로 결심하고, 창업 비용을 모으기 위해 우선 아르바이트로 일했습니다. 김씨는 모자란 돈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어느 자리에 가게를 열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기술씨는 40대 중반 대학교수입니다. 표정이 어색해지지 않으면서도 주름을 없애주는 물질을 개발, 특허를 등록하고 회사를 설립해 제품을 생산하려 합니다. 이씨가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벌써 문의를 할 정도입니다. 전형적인 기회형·기술혁신형 창업입니다.

 

진입 장벽이 낮은 생계형 창업은 경쟁이 치열해 생존율이 낮습니다. 김상인씨처럼 음식점이나 카페, 혹은 편의점을 개업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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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는 행정 자료를 이용해 기업의 신생과 소멸 관련된 변화를 파악하고 있는데 2015년 기준 새로 시작한 도·소매사업자 수는 약 20만, 숙박·음식점사업자 수는 약 16만으로 두 산업에만 새로 시작한 기업의 45%가 몰려 있습니다.

 

취업난으로 40대 미만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대표자 나이를 보면, 30대 미만 창업자의 63%, 30대 창업자의 52%가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업 쏠림 현상을 보였습니다.

 

김상인씨가 개업해서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생존율은 전 산업의 평균보다 낮아서 2년 생존율이 각각 44%, 40%에 그칩니다. 김상인씨의 경우 베트남 음식에 대한 노하우와 상권에 따라 생존율이 더 높을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2년 이내 문을 닫을 확률이 60%나 됩니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협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42개월 미만의 초기 창업가 중 생계형 창업의 비중은 우리나라의 경우 24%로 혁신주도 경제국으로 분류된 27개 국가 중 매우 높은 편입니다.

 

◇혁신이 주도하는 창업 생태계로 발전해야

 

생계형 창업의 실패를 줄이는 데는 정부가 시행 중인 소상공인 상권정보 제공,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창업교육, 컨설팅 지원과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려는 노력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밀 창업으로 인한 과도한 경쟁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런 대책들은 미봉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분야로 몰리는 생계형 창업 위주의 생태계를 혁신 주도적인 창업 생태계로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김상인씨와 이기술씨는 창업가의 꿈을 실현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꿈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정보, 투자비용, 기술은 크게 다릅니다. 두 사람이 성공할 확률뿐 아니라 성공했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납니다. 이기술씨가 개발한 새로운 물질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수백명 이상의 고용과 수천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관련된 의료, 화장품 산업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창업 생태계에서 기회형 창업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생계형 창업은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김상인씨가 처음에는 생계형으로 시작했더라도 성공을 거둬서 매장을 넓히고, 분점도 두는 기회형 창업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회형·기술혁신형 창업 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고,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경제로 발전한다면 생계형 창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 개편, 기업 혁신을 수용하는 규제 체제 정비, 창업 실패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힘을 쏟아야 할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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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들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미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창업을 꼽고 있습니다. 경쟁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스타트업 아메리카(Startup America Initiative)' 정책을 통해 고성장 창업 기업을 위한 규제 장벽 식별·개선을 명시하고 실행했습니다. 영국의 '퓨처50' 프로그램은 매년 성장 가능성이 큰 50개 창업 기업을 선정해 투자 유치 단계에서 사업 확장, 인수·합병이나 상장에 이르기까지 집중적으로 지원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난 5년간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이 더해져 최근 벤처 기업, 창업 기업 수가 증가하고 벤처 캐피털 신규 투자 규모가 2012년 1조2000억원에서 2016년 2조1000억원으로 확대되는 등 양적 성장이 이뤄졌습니다.

 

정부 지원의 확대와 벤처 투자 시장의 성장이 실제 기술 혁신형 창업이 성공해 글로벌 강소 기업 혹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창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하지만 전체 기업 중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0%를 웃도는 신생 기업(창업 후 5년 이내)의 비율이 2010년 2.5%에서 2015년 1.6%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고성장하는 신생 기업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창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성장 창업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창업 생태계를 민간 주도형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벤처 인증 기업 중 엔젤 투자자(창업 초기 단계의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 유치를 경험한 기업은 1.8%, 벤처 캐피털로부터의 투자 유치 경험이 있는 기업은 2.4%에 불과합니다. 벤처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입증된 벤처 기업보다는 정부기관의 기술 평가를 통해 보증이나 대출받은 기업이 벤처 인증 기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투자 자금 지원 대상 선정에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민간 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투자 시장에서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계획이 준비돼야 합니다. 최근에는 민간 운영사가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정부 연구·개발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TIPS 프로그램이라는 기술 창업 지원이 창업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이 민간 주도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싹을 틔워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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