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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위한 사법적 기반의 모색(Ⅲ): 민사판결에 대한 동의 수준의 제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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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김두얼(金두얼)
  • 발행일 2010/12/31
  • 시리즈 번호 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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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본 연구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이 얼마나 공정한지 평가해 보고, 이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방안이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공정성을 판결에 대한 소송당사자들의 동의로 정의한 뒤, 항소율을 동의의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상정하고 측정, 분석하였다. 이론적인 분석을 통해서 판사들의 업무부담과 소송비용을 결정하는 제도적 요인들이 항소율 수준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임을 명확히 하고, 실증연구를 통해 이 두 요소가 현재 항소율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해 왔는지, 그리고 향후 어떻게 관련 정책이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기여 혹은 주요 분석 결과들은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그간 사법부와 법학계에서는 우리나라 민사소송 관련 항소가 과도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대책을 논의해 왔다. 매우 제한된 것이긴 하지만 본 연구에서 수행한 미국, 일본의 항소율과의 비교는 이러한 전제가 심각한 결함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항소율은 미국에 비해서는 두세 배 정도 높지만, 우리와 매우 유사한 사법제도를 가진 일본과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항소 관련 정책을 논의함에 있어 충실한 사실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당연하면서도 그간 간과되어 온 측면을 일깨워준다. 나아가 항소율을 보다 낮추려는 정책은 우리나라의 항소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기 때문이 아니라, 법원이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업무, 즉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항상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맥락에서 다루어져야 함을 보여준다.

둘째, 항소는 판결이 충분한 수준의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였거나 혹은 적절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분쟁당사자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데, 기존 정부정책과 법학계의 논의들은 후자를 항소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전제하고 논의를 전개해 온 경향이 있다. 이러한 가정은 기본적으로 항소의 상당수가 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지향한다기보다 분쟁상대에 대한 보복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혹은 법원이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의 요건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결론이 명확한 사건에 대해서도 항소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에 상응한다. 본 연구는 매우 다른 전제에서 출발한다. 대부분의 분쟁당사자들은 분쟁의 합리적이고 원활한 해결을 위해 소송이라는 제도를 선택한다고 본다. 따라서 항소를 할지 여부 역시 이러한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과도한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정리해 본다면, 본 연구에서는 항소를 공정한 판결 혹은 합리적 분쟁해결을 지향하는 행위로 보는 반면, 기존 법학계의 주류 해석은 항소가 그 반대의 방향을 지향하는 것을 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실제 항소들이 어떤 양상을 띠는지, 그리고 어떤 접근이 문제의 본질을 보다 잘 이해하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는지 여부는 논리의 문제 혹은 선험적 판단의 문제라기보다는 실증적 검증의 문제이다. 기존 연구들은 제도의 개선방안들에 대해서는 많은 주장을 내놓았지만 실제로 이러한 제도들이 소송당사자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소송당사자들이 정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고려해서 제시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본 연구가 수행한 실증분석은 이러한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극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셋째, 지난 30년간 사법부가 추진해 온 정책을 살펴보면, 소송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사인력을 이에 맞추어 증가시키지 못한 결과, 판사당 사건부담은 꾸준히 증가해서 항소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온 데 비해, 소송비용 관련 정책은 비용부담을 충분히 경감시키지 않음으로써 항소를 포기하게 하는, 그럼으로써 항소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두 변수에 대한 정부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 즉,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는 소송비용을 낮추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쟁해결방안이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판결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점에서 본다면 판사당 사건 수를 낮추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넷째, 판사인력의 증원은 판사당 업무부담 경감을 통해 보다 적정 수준의 노력을 사건에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판결에 대한 동의의 제고 혹은 항소율 경감에 기여한다. 이러한 상관관계의 존재는 법원 단위 수준 통계의 분석을 통해 확인되었다. 다만, 실증연구 결과는 판사당 업무부담 경감이 항소율 하락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외부효과를 통한 추가적 효과, 즉 1심 결과의 질 제고가 항소에서의 판결 변화를 감소시킴으로써 항소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줄이는 동태적 측면이 반영되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회귀분석 결과는, 이러한 동태적 측면까지를 반영하였을 때 법원의 판사인력 증원은 공정성 증진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새로이 밝혀낸 것만큼이나 많은 문제를 향후 연구로 미루어둘 수밖에 없었다. 보다 면밀한 국가 간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항소율 수준을 평가하고 정책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판사들의 실제 업무방식 및 판사들의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원의 인사고과제도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동태적 측면까지를 반영한 이론적 모형을 통해 항소율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간의 관계에 대해 보다 정확한 추정작업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이러한 분석들을 통해 사법정책이 보다 체계화될 수 있기를, 그럼으로써 원활한 분쟁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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