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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비 의사 수 증가의 경제적 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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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이철희(李澈羲) , 황수경(黃秀慶) ,
  • 발행일 2013/12/31
  • 시리즈 번호 2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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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최근 국내외적으로 의료분야 전문인력 공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인력 공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여 의료서비스의 질과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 1인당 의사의 수가 OECD 국가의 평균에 비해 적다는 점과 소규모 도시 및 농촌지역의 의사 수가 부족한 여건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의 의료인력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는 우리나라 의사 수의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이나 OECD의 의사 수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거론되며, 한국의 경우 국토면적당 의사 수가 비교적 많기 때문에 인구 대비 의사 수가 보여주는 것보다는 의료접근성이 양호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의 경우 의사 수의 절대적인 부족보다는 의료인력의 대도시 편중 현상과 의료인력 공급의 전공 간 불균형 현상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이 대부분 실증적 논거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의료인력 공급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일정 수의 의료인력을 늘렸을 때 나타날 추가적인 편익과 비용을 비교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의 편익은 건강개선으로 인한 후생의 증진까지 적절하게 고려된 편익을 의미한다. 만약 현재 시점에서 의료인력 추가 공급의 한계편익이 그 한계비용을 넘어선다면 적어도 현재 수준에서는 의료인력의 규모를 추가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해서 본 연구는 인구 대비 의사 수 증가에 따른 경제적인 편익을 추정하였다. 의사 수의 증가가 일차적으로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의료접근성 개선에 따른 건강의 개선과 사망의 감소일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제적인 비교가 용이한 사망지표에 초점을 맞추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난 30년 동안의 OECD 국가 자료를 분석하여 의사 수의 증가가 사망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또한 삶의 가치(value of life) 추정기법을 이용하여 사망감소가 가져오는 경제적 편익을 추정하였다. 이 두 가지 결과를 결합하면 인구 대비 의사 수 증가가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편익을 추정할 수 있다.

1980~2012년 기간 동안의 OECD 국가들의 자료를 이용하여 패널고정효과모형을 추정한 결과는 1,000명당 의사 수의 증가가 국민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1인당 GDP, GDP 대비 의료지출, 의사방문횟수, 알코올소비, 흡연율 등을 통제하는 경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1명의 증가는 기대수명을 0.72년 연장하고,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30명 감소시키며, 인구 10만명당 잠재수명손실연수를 300년 줄이는 한편, 유아 1,000명당 사망 수를 1.8명 낮추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의사 수 증가의 효과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단위면적당 의사 수를 포함한 분석 결과는 의사 수가 증가할 경우 인구 대비 의사 수 증가와 단위면적당 의사 수 증가의 경로 둘 모두를 통해 건강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리적인 접근성의 지표를 통제하는 경우에도 인구 대비 의사 수의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의사 수 증가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함으로써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 경로도 상당히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일반의의 증가와 전문의의 증가가 사망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세부적인 전공을 나누어 추가적인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전문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보다 일반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국민건강 증진에 더 유리하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의료인력의 규모를 평가하기 위해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다른 종류의 건강 관련 투자의 증가에 비해서는 미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른 OECD 국가들의 인구 대비 의사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가까운 장래에 OECD 국가들의 평균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회귀분석을 통해 의료인력 규모와 상관된 요인들을 통제하는 경우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여전히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0.5명 이상 적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한국과 다른 OECD 국가 간 인구 대비 의사 수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자료를 이용한 본 연구의 회귀분석 결과와 삶의 가치 추정법을 결합한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를 1명 늘려 현재의 OECD 국가들 평균에 도달하게 된다면 사망의 감소를 통해 연간 최소 48조원(2012년 기준)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수 증가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본 연구에서 추정된 편익의 하한이 우리나라 총 의료비지출의 절반에 달하고 고등교육 예산의 다섯 배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건대, 인구 대비 의사 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는 정책의 경제적 편익이 비용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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