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KDI연구

KDI연구원들이 각 분야의 전문보고서를 제공합니다.

국제경제

단행본

기술혁신의 경제분석 : 혁신의 경제성과 제고를 위한 국가전략의 모색

페이스북
커버이미지
  • 저자 성소미(成素美)
  • 발행일 1995/05/10
  • 시리즈 번호 67
원문보기
요약 기술 및 지식은 한 용도에의 사용이 다른 용도에의 사용을 배
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경쟁재(non-rivalous good)이다. 예를 들
어 한 개의 사과가 있다고 하고, 이 사과를 갑과 을이 나누어 먹는
다고 할 경우 갑이 많이 먹으면 을은 적게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
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라는 지식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아무
리 많은 용도에 사용하더라도 한 사람의 사용이 다른 사람의 사용
을 제한하지 않는다. 기술지식은 이와 같은 비경쟁적 특성을 갖기
때문에 새로운 발명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온전히 발명자에게
귀속되지 않는 특성(inappropriability)을 지니며 타인에게 아무 비용
없이 파급되는 효과(spillover effect)를 수반하게 한다.

기술이나 지식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정보보다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다. 신고전파의 생산함수에서 가정되고 있는 것과
는 달리 지식은 기업특유의 경험이나 기관특유의 능력축적을 포함
하는 불완전하고 비대칭적인 정보까지를 포함한다. 또한 지식의 원
천은 기업뿐 아니라 대학 및 공공기관과 같은 비영리기관을 포함하
고 있다. 그리고 혁신기회의 경제적 활용은 생산활동의 과정에 어
느 정도 내생적이므로 동종업종의 기업간에도 생산효율이나 생산기
술의 비대칭성이 나타나고 국가들간에도 차이가 발견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지식은 사용으로 인하여 소멸되지 않기 때문에 영
구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따라서 신고전파
이론의 적용을 어렵게 한다.

한편 신고전파의 성장계정 접근방법에서는 경제성장의 원천을
요소투입의 양적 증가와 생산성 증가로 나누고, 생산성 증가는 다
시 노동과 자본의 질적 향상 및 이러한 질적 향상에 측정되지 않는
효율성 및 기술변화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술의 도
입에 의한 생산성 증대효과는 기업이나 산업수준에서 나타나고 있
지만 거시적 수준에서는 신기술의 파급과 전체생산성이나 성장과의
관계가 잘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기술혁신과 거시경제 성
과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추론이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을
두고 많은 연구와 토론이 계속되었다. 이와 같은 괴리현상은 궁극
적으로 기술과 경제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반영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슘페터는 기술변화를 자본주의 경제의 주요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진화론적인 시각에서 경제발전의 원리를 논하였다. 경제
주체들은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고 그것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한편 실패로부터 학습하고 성공으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궁극
적으로 그들이 직면한 환경의 내생적 진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슘페터의 통찰력은 신슘페터학파라 불리는 일군의 경제
학자들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되었다. 신슘페터학파로 분류되는 일
부 경제학자들은 기술혁신의 확산속도 및 생산성에의 기여가 기업
간, 산업간, 국가간에 차이를 보이는 현상에 대한 분석의 체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가혁신체계론적 접근방법으로 불리는 이들의 분석체계에서는
기술혁신이 단순히 자본에 체화된 기술변화뿐만 아니라 기능집약
도, 학습과 훈련, 노사관계, 유인구조, 기업내부와 기업간의 의사소
통체계, 회사의 통제체계 등의 영역에서 경영 및 조직혁신에 크게
의존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술혁신이란 상호작용적 학
습과정이며 혁신의 경제적 성과는 국가내의 학습의 방향, 속도, 혁
신활동의 양 및 구성을 결정하는 기관들 및 그들의 능력과 유인구
조와 제도, 그리고 이들간의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에 의존하기 때문
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적 접근방법의 핵심은 네트워크관계의 형성
과 이를 통한 정보효율성의 극대화이다.

이와 같은 이론체계는 현실의 기술 및 시장변화 추세와도 일치
하고 있다. 우선 과학기술의 발전양상을 보면 서로 다른 유형의 연
구형태와 서로 다른 연구영역이 복합되면서 일어나는 경향을 보이
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가의 경쟁력은 부존자원보다는 혁신, 학습,
모방, 확산과 정의 결과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
기업가, 금융업자 등 광범위한 분야의 주체들간의 상호작용이 기술
혁신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정책도
서로 다른 능력의 결합이 보다 쉽게 일어나도록 구조적 네트워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가기술혁신체계론적 접근에서는 특히 각국의 제도적 구조 및
정부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스템간 경쟁에서는 국가
전략이 필요한데 이것은 이른바 '제도의 경쟁'이라는 형태를 위한
다. 기업가가 시장경제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시장 및 조직의 새
로운 틀을 형성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부의 정책입안자들은 제도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만으로 국가운영을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정부와 민간은 서로 정보 및 의견을 교환하면서 경제시스템을 함께
운영해 나갈 때 경제 전체가 효율적이고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
다. 현대의 기업이 네트워크형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기
관들의 네트워크로서 기능하면서 정책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이때 정부는 국내의 체제구축뿐 아니라 국가간 정책네트워
크의 형성에도 기여해야 한다.

경제활동의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이전에는 국제관계에서 별다
른 의미를 가지지 않던 국내정책의 접근방법이나 관행도 국제규범
에 의해 제약되고 있다. 국제규범의 강화는 각국 정책의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국가간 정책특성의 차이에 따른 국제마찰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별국가의 입장에서 국제규범 제
정의 비용도 존재한다. 국제규범이란 대개 선진국 기준에 따라 설
정되는 경향이 있고 기본적 특성상 각국의 경제 사회구조적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개별국가의 주권을 어느 정도 침해
할 수밖에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정책을 비롯한 국내정책의 국제적 수렴현상이 진전되고 있
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지속적 경제사회발전을 이룩해 나가기
위한 한국적 기술발전 전략은 과연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기술
혁신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사람들간의 정보 및 지식흐름의 효율성
에 의해 결정되므로 국가발전 전략의 핵심은 경쟁력 있는 산업의
지리적 집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래의 성장주도사업이 될 전
자, 자동차, 기계산업 등에서 아시아지역의 외주 및 하청의 結範을
이루고 경영관리와 정보망의 중추기능과 고도의 연구개발 기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연구기관, 연구개발형
기업, 시스템하우스, 소프트웨어하우스 등 첨단 기술업종의 기능이
집적되어 거대한 기술집단을 형성하고, 핵심산업이 공통저변이 되
는 기계요소와 기초가공을 담당할 소기업군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다양한 기술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국내에 지식집약적 산업활동의 입지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집약적 산업의 중추기능이 국내에 집적되고 혁신주체
들간의 네트워크가 확충, 발전되어야 하며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
그리고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기여도가 향상되어야 한다. 이들 국내
연구개발 주체의 기술적 기여가 부진하면 기업 내 세계분업을 추구
하나 대기업들의 혁신 활동이 국내경제와 유리되어 전개될 수도 있
다. 기술선도적 대기업들이 해외연구개발 거점을 통해 연구개발자
원을 획득하고 해외생산 거점에서 소재와 부품을 역수입해 오게 되
면 국내 주체들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과정이 생략됨으로써 지
식집약적 활동의 국내집적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 내 세계분업을 전개하는 다국적기업이 지식집약적
활동을 한국에 배치하도록 유리한 입지조건을 구비하는 것은 정부
의 핵심 과제 중의 하나이다. 이와 같은 입지조건을 갖추기 위해서
는 외국기업에 대한 참여적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에 지식집약적 산업의 중추기능이 집적되고
혁신주체들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도록 유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기술발전을 제약하고 있는 것은 인력, 자금, 정보
의 부족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의 주요주체인 기업들의 경쟁전략과
내부조직, 기업간 협력관계,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기반 및 조직문
화, 산학연 연계, 과학기술 하부구조 등 기술혁신시스템 전반의 구
조와 유기적 관계이다. 따라서 장기발전의 목표달성을 위한 정책은
무엇보다도 기업, 대학, 연구소 등 각 연구개발 주체들의 유인구조,
이들 주체들간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제도 및 조직구조를 정확히 파
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구조적 지식이 없이
는 각 부문 내의 경쟁과 각 부문간의 협력을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방안을 고안해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연구기관과 대학이 핵심적 기반기술 면에서 산업계를 지원하는
연구기반과 조직문화를 구축하려면 혁신주체들간의 상호작용이 혁
신을 누적시키는 공동학습의 과정을 통해 산학연 협동연구의 경험
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산학연간의 정보공유와 공동학습의 문화형
성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산학연이 함께 주도하는 합의과정
을 거쳐 산학연 연구개발 네트워크의 장기비전과 실천계획을 작성
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학습과정
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체제의 구축과 전문인력의 양성에 투자해
야 하며 사업계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정부는 기술개발 주체간의 연계강화를 촉진하고 과학기술 하부
구조를 확충함으로써 국내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지식의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네트워크 조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술정
책은 선별적 직접지원을 지양하고 과학기술 하부구조의 정비, 기업
간 관계의 조정 등 기업의 혁신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제도
적 요인을 경쟁우의의 핵심요소로 파악하는 인식으로의 전환을 의
미하며 네트워크조직의 활성화라는 정책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
는 것이다.
같은 주제 자료 이 내용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자료입니다.

같은 주제의 자료가 없습니다.


※문의사항 미디어운영팀 고정원 전문연구원 044-550-4260 cwkoh@kdi.re.kr

가입하신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과다하게 부가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KDI 연구 카테고리
상세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