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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2025.05.26
[K인사이트] 토지거래허가제와 주택시장 규제
토지거래허가제와 주택시장 규제 문윤상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서울로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는 한 서울 주요 지역 주택에 대한 초과수요는 계속될 것이고, 이러한 초과수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규제의 시장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서울로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는 한 서울 주요 지역 주택에 대한 초과수요는 계속될 것이고, 이러한 초과수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규제의 시장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19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했다. 지난 2월에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일부 해제한 이후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며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조치로 한 달 전에 해제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의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이하 ‘잠·삼·대·청’)을 포함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모든 아파트가 거래허가 대상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제(이하 토허제)는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토허제는 특정 ‘지역’에 적용될 뿐 아니라, 특정 요건을 갖춘 ‘매수자’만이 토지를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취득은 무주택자나 기존 주택 처분 예정인 1세대 1주택자, 소위 실수요자만 가능하다. 또한 취득 후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므로 투자목적의 매매가 제한된다. 따라서 토허제는 다른 주택시장의 규제(조정대상지역 등)보다 강력한 규제라 할 수 있다.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지난 2020년 5월에 용산 정비창 구역이 지정된 후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2020년 6월에 ‘잠·삼·대·청’이 추가 지정됐으며, 2021년에는 압구정·목·여의도·성수동의 일부 아파트단지로 확대됐다. 이후에도 서울시의 공공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빠르게 늘어났다. 이번 토허제 확대로 서울 내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전체 면적의 약 27%(163.96㎢)로 넓어졌다. 삼성·대치·청담 집값, 토허제 시행 2년간 다른 지역에 비해 덜 상승하다 이후 후행 이처럼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토허제를 적극 활용하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정 범위가 넓었던 2020년 ‘잠·삼·대·청’의 지정효과를 보기 위해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시장을 살펴보자. 다음 <그림>은 강남구의 아파트 실거래 매매가격지수(신고된 실거래 자료를 토대로 필자가 계산)와 거래량을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던 삼성·대치·청담동(이하 ‘삼·대·청’, 송파구인 잠실동 제외)과 그 외 지역(2021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압구정동 및 자연녹지지역인 세곡·자곡·수서·율현동을 제외한 논현·신사·역삼·도곡·일원동)으로 구분해 보여준다. <그림>에서 왼쪽 그래프는 2018년 3월을 100으로 봤을 때 이후 시점의 매매가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나타낸다. 이 그래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삼·대·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직후인 2020년 7월부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2022년 상반기까지 약 2년간 지속됐다. 또한 ‘삼·대·청’은 2023년 이후 다른 강남구 지역과 비교해 매매가격이 한두 달 후행하고 있다. 이는 2020년 이전에는 확인할 수 없었던 현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효과라 할 수 있다. <그림> 오른쪽 그래프에 나타낸 거래량 측면에서도 살펴보면, ‘삼·대·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기는 하나 다른 지역에 비해 여전히 거래량이 낮다. 즉 아파트 거래에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었다. 이 감소효과가 약 2년간 지속된 후 2023년부터는 허가 절차에 필요한 시간 때문에 거래가 지연되며 가격이 후행하는 모습이다. 2023년 발표한 KDI 보고서 「주택시장과 규제」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2022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규제 이후 허가구역 내 주택가격은 주변 지역에 비해 하락했다. 더불어 규제지역으로부터 5km 이내인 인근 지역의 주택가격은 규제와 무관한 원(遠)거리 지역에 비해 오히려 상승했다. 규제 직후 인근 지역의 주택매매거래량이 증가한 사실을 고려할 때, 규제지역에 대한 투자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효과는 주택시장에 왜곡을 초래했다. 규제 직후 허가구역의 주택가격과 거래량은 감소했으나 2023년 이후 주택가격은 규제 이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토허제와 같은 핀셋규제로 오히려 규제지역 인근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대체효과가 나타났다. 강동구·마포구·성동구로 수요 이동하는 풍선효과 나타날 수도 정부의 최근 조치는 토허제를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거래허가구역을 정비사업 등 개발사업으로 인한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한정해 특정했지만, 이번 3월 조치와 2020년 ‘잠·삼·대·청’ 지정은 허가대상이 행정구역 전체로 광범위하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이미 모든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등)에 포함돼 있어, 그 이상의 강력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마지막 방편이 토허제였기에 이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토허제와 같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는 주변 지역으로의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규제 대상 지역의 주택을 대체할 수 있는 주변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앞서 소개한 KDI의 연구는 이를 확인했으며, 이번 조치로 강남 3구와 비견되는 강동구, 그리고 용산구와 ‘마·용·성’으로 함께 분류되는 마포구와 성동구로 수요가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에 대비해 정부는 허가구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초과수요 때문이다. 지금처럼 서울로 인구와 경제력이 집중되는 한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에 대한 초과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초과수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치는 규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다. 지난 주택시장 상승기에 지속된 규제가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교훈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은『나라경제』2025년 4월호에 게재된 글로, KDI 연구위원들이 경제·사회 이슈에 대해 분석하는 ‘K인사이트’ 코너에 연재되었습니다.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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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2025.12.22
[K인사이트] 부동산 시장의 잠금효과와 양극화
부동산 시장의 잠금효과와 양극화 송인호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주택시장은 통제가 아닌 신뢰의 대상이다. 통계로 검증되는 합리적 설계로 자연스러운 수요를 유도하고, 실수요자의 주택 접근성을 높이면서 지속 가능하고 구체적인 공급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10월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 대책)’을 두고 그 효과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책에서는 과거와 달리 실질적인 내용과 구체성, 실행 가능성이 담겼는지가 핵심 관심사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도시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일괄 40%로 낮아졌다.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최대 4억 원까지,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졌다. 시장 안정화란 본래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되 실수요는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일회성 공급보다는 지속 가능한 공급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수요를 일괄적으로 제한하면서, 결과적으로 현금 여력이 풍부한 고자산층만 서울 핵심 지역 주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버렸다. 오히려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은 사지 말라’는 신호를, 다주택자에게는 양도세 중과로 ‘팔지 말라’는 유인을 동시에 주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한쪽에서는 ‘사기 어렵게’, 다른 쪽에서는 ‘팔기 어렵게’ 될 우려 정부는 이번 대책의 명분으로 “투기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웠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출총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장 전체의 유동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택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사실상 담보대출이 불가능해지는 구조인 데다 실거주 요건 강화와 토지거래허가제를 병행하면서 거래 자체의 문턱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정책을 다음과 같이 받아들이게 된다.·현금 부자: 제약이 거의 없어 서울 핵심지 주택을 자유롭게 매입 가능·기존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으로 매도를 미루게 되는 유인 작용·무주택 실수요자: LTV 40% 제한으로 사실상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짐(물론 이후 정부가 이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수정을 모색하고 있기는 함) 결국 한쪽에서는 ‘사기 어렵게’, 다른 쪽에서는 ‘팔기 어렵게’ 된 것이다. 시장의 잠금효과(주택 소유자가 금리·세금 등의 이유로 기존 주택을 팔지 않고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게 되는 현상)가 우려되는 이유다. 이는 애초 정책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책을 보면 2019년 문재인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떠오른다. 당시 정부는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초고가 주택 수요를 억제하겠다”라는 명분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수요가 15억 원 이하 구간으로 몰리면서 2019년 ‘초고가’로 분류됐던 15억 원대가 오히려 2025년 현재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약 14~15억 원)이 됐고, 상위 20% 아파트는 평균 32억 원대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는 한국 주택정책의 반복되는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가격 구간을 기준으로 대출을 차단하는 ‘정태적 규제’는 오히려 중산층 실수요자를 배제하고 현금 자산가 중심의 ‘별도 시장’을 형성하게 만든다. 이번 10·15 대책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2019년 대출 금지 조치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불과 3년 만에 9억 원대에서 14억 원대로 급등했다. KB부동산과 한국부동산원 통계 모두 대출 규제 이후 거래량은 급감했으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명확하다. 대출이 막히자 현금 자산가들의 거래만 활발해졌고, 이들이 형성한 고가 거래가 시장의 평균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공급은 세제와 인허가 지연으로 늘지 못했고,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시장 불균형까지 가중됐다. 이번 대책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주택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급은 제약되고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의 ‘키 맞추기’ 가격 상승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여기에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시장의 양극화와 가격 재상승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초고가 -고가’ 구간과 ‘중저가 -외곽’ 구간 양극화 심화할 수도 시장은 이제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시점에 와 있다. 한국은행이 2026년 상반기 중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유지되면 시장은 역설적인 구조로 움직이게 된다.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전환되는 시기에 현금 자산가들은 금리 인하와 함께 고가 주택 매수에 나서지만, 실수요자는 여전히 대출 제한에 묶여 외곽으로 밀려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초고가.고가’ 구간과 ‘중저가.외곽’ 구간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전세대출·신용대출 규제가 병행되면서 임차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전세 물건 감소와 월세 비중 확대, 임차인 주거비용 상승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다. 즉 금리 인하는 부유층에는 매수 신호로 작용하지만, 실수요자에게는 여전히 ‘대기 신호’로만 받아들여지면서 외곽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지속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자산의 계층 양극화를 구조화할 위험이 상당하다. 결국 부동산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책 목표가 ‘가격 안정’이라면 그 성과는 거래량, 가격의 분포, 가계부채 구조, 주거비 비중, 자산분위별 주택보유율 등의 통계로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대책들은 정책의 ‘명분’과 시장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15억 원 대출 금지 대책이 초고가 아파트를 억제하기보다 서울 전체의 중위가격을 끌어올렸던 통계적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10·15 대책도 동일한 경로를 밟는다면, 의도와 달리 시장을 양극화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데이터 과학에 근거해 설계돼야 한다. 거래량과 가격의 동시 관측, 대출·세제·공급 간의 정책 정합성, 정책 시행 후 시장 반응에 대한 통계적 피드백 루프가 설계되지 않는다면 대책은 결국 반복되는 ‘두더지잡기식 규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결론적으로 주택시장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대상이다. 10·15 대책이 진정한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시장을 억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통계로 검증되는 합리적 설계를 통해 자연스러운 수요를 유도하고, 실수요자의 주택 접근성을 높이면서 지속 가능하고 구체적인 공급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본 칼럼은『나라경제』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글로, KDI 연구위원들이 경제·사회 이슈에 대해 분석하는 ‘K인사이트’ 코너에 연재되었습니다.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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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2025.12.22
강남 집값이 오르면, 전국을 조여야 하나
강남 중심 집값 상승에 정부 대책 판단 혼선 국지적 과열에 전국 단위 금융 규제 강화 현금 부자 비켜가고 실수요자 대출 차단 시장의 평균 아닌 분포 기반 정책 전환 필요 ‘집값이 정말 불안한가.’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바라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다. 강남 아파트 몇 단지가 급등했다는 뉴스나 몇 달 새 수억 원이 올랐다는 자극적인 기사들이 잇따르자 정부는 곧바로 수도권 전역과 서울 전체를 묶는 고강도 규제를 연달아 내놓았다. 우선 집값 안정이라는 명분은 매우 익숙하다. 주택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지금의 주택시장이 과연 고강도 대책을 필요로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인가. 정책은 위기일수록 과감해야 한다. 그러나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의 과잉 처방은 시스템을 망가뜨린다. 문제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과연 ‘고강도 대책을 요구할 만큼 전면적 위기’인지다. 통계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현재 시장의 모습은 정부가 내세운 ‘집값 안정’이란 명분과는 오히려 상당한 거리가 있다. 2025년 10월까지의 누계 기준으로 보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0.5% 상승에 그쳤다. 사실상 보합에 가까운 수준이다. 수도권 역시 2.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상승세는 매우 완만하다. 반면 지방 주택 매매 가격은 ―0.8%로 침체 국면에 가깝다. 전국은 안정, 수도권은 완만, 지방은 부진하다. 이것이 현재 주택시장의 전체 그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대출 규제 강화와 규제지역 확대, 거주 요건 강화까지 더해진 고강도 패키지다. 그러나 문제는 이 대책들이 겨냥한 ‘시장 전체’와 실제 주택 시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핵심은 단 하나다. 지금, 어디가 오르고 있는가. 전국 평균을 걷어내고 지역별로 나눠 보면 답은 명확해진다. 강남 3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0%를 훌쩍 넘는다. 서울 전체 상승률이 5%대인 점을 감안하면, 비강남 서울의 상승률은 3% 안팎에 그친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이 2% 수준이므로, 강남 3구를 제외한 비강남 수도권은 1% 안팎에 불과하다. 즉, 지금 시장의 문제는 ‘전국적 과열’이 아니라 ‘강남 3구 중심의 국지적 과열’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처방은 서울 전역, 수도권 전역, 나아가 전국 금융 시스템을 동시에 조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지정한 조치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규제의 대상과 효과가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강남 고가 아파트 거래의 주체는 대체로 현금자산가다. 이들에게 “대출을 줄이겠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는 사실상 공허하다. 애초에 현금자산가에겐 대출이 거래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그 규제의 충격은 고스란히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2030세대의 실수요자와 실수요 중산층에 돌아간다. LTV 40% 벽 앞에서 집을 포기하는 쪽은 강남의 현금 부자가 아니라 수도권 외곽의 신혼부부다. 국지적 과열을 이유로 전국 단위의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 순간, 정책의 성격은 ‘가격 안정’이 아니라 ‘기회 차단’으로 변질된다. 거래는 급격히 감소하고, 지방과 비강남 지역까지 규제의 대상이 된다. 중소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은 커지고, 그 여파는 금융권과 전월세 시장으로 전이된다. 가격은 잠시 주춤할지 몰라도, 주거비 부담은 결국 다른 경로를 통해 되돌아온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의 문제다. 착공에서 입주까지 최소 4∼5년이 걸리는 공급 정책은 시장에 보내는 ‘장기 신호’다. 반면 대출 규제와 규제지역 확대는 내일 당장 은행 창구에서 체감되는 ‘단기 충격’이다. 장기 해법을 말하면서 단기 충격을 반복하는 정책은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피로하게 만든다. 이제 논점은 분명하다. ‘지금과 같은 전국 단위·수요 억제 중심의 대책이 과연 필요한가.’ 강남 3구와 용산의 국지적 과열에는 도심 고밀 개발, 교통·교육 인프라와 연계된 선택적 공급, 그리고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반대로 지방과 비강남, 수도권 외곽에는 규제가 아니라 거래 정상화와 일자리·주거를 함께 묶은 패키지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대책이 아니다. 대책을 내놓는 방식 자체의 전환이다. 시장을 평균이 아니라 분포로 읽고, 국면을 구분하며, 때로는 ‘대책을 내놓지 않는 용기’까지 포함하는 판단이다. 강남 아파트 몇 동의 움직임에 전국이 함께 숨을 조이는 정책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송인호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원본링크 바로가기
- 나라경제 2003.08.05 나라경제, 2003.8
- 조세특례 성과평가사업 2025.08.29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액감면 조세특례 임의심층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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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시리즈
2024.12.31
주택 양도소득세의 경제적 효과
본 연구는 양도소득세의 경제적 효과를 살펴본다. 구체적으로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며 주택매매거래가 위축되는 동결효과를 분석한다. 주택시장의 호황기가 지속되던 2017년,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였다. 정책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책의 발표 시점과 시행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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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2023.12.30
주택시장과 규제
본 보고서는 코로나19로 급변한 시기에 시행되었던 정책들을 살펴보며 주택시장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역사적으로 기록될 전염병이었던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책 또한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었다. 경제를..
- 기타보고서 2023.08.31 가계대출규제의 규제영향분석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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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2022.12.31
주택시장의 규제와 주택공급방식의 방향: LTV, DSR, 보유과세 그리고 선분양방식의 개선을 중심으로
본 연구에서는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활용되는 정책수단으로서의 규제와 주택공급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LTV나 DTI와 같은 금융규제 등을 활용하곤 한다. 본 보고서의 제2장에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주택시장에 효과를 보이며 유효성을 가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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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규제지역 조정 :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 심의·의결
2022.07.01
국토교통부는 6.30일(목) ’22년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하였다. - 이번 심의위원회에서는 「최근 주택시장 동향 및 전망」에 관해 위원 간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짐. - 최근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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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해제, 오늘부터 효력 개시
2008.11.11
국토해양부는 11월 7일부로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전역을 모두 해제하였다고 밝혔다. -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주택 중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전매가 제한되었던 지역은 11월 7일부터 전매가 가능해짐. - 투기과열지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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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시 투기과열지구 탄력운용 시행
2004.12.28
건설교통부는 지난 11월 7일 발표되었던 지방도시 투기과열지구 탄력운용 방안(주택공급에관한규칙 개정)이 법제처 심사를 완료하고, 12월 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 투기과열지구인 지방도시(부산.대구.광주.울산.창원.양산) 에서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기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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