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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10년의 한국경제와 새로운 성장 어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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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경제에서 나타났던 변화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 확대와 관련된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이에 따라 성장 어젠다도 성장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함과 동시에,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정책조합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경우에도 성장률 하락 현상을 소득 불평등과 같은 사회구조 문제와 연계하는 연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장과 분배 간의 상충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국내에서도 소득 불평등 문제와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즉, 성장과 분배가 상충되는 정책목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상호보완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하에서 제1장에서는 본 보고서의 의의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편적으로 강화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고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를 천명하는 성장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이의 타당성 및 실효성을 꾸준히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는 상존한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성장세 둔화 문제와 소득 불평등 문제 등 경제사회적 이슈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어떤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이러한 문제가 초래된 배경으로 지목되어 정책을 통한 교정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회구조적 현상들이 논리를 넘어 실증적으로도 규명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특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함에 있어서 중요한 전제가 되지만, 보다 엄밀하게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주요 부문별 구조적 변화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들이 생산성 등 성장의 주요 요인들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제2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서 관측되고 있는 거시경제적 변화들 가운데 가장 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저하 현상에 대해 살펴본다. 특히 성장회계 방법으로 성장요인들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성장률 저하 현상이 순환적 요인에 기인한 것인지 또는 보다 장기⋅구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재점검하였다.

제2장의 연구는 2011~17년 기간 동안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물적자본과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 감소로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세 감소가 한계자본생산성 증가세 둔화를 초래하여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를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서 물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부진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경제는 인구구조의 빠른 고령화에 따라 성장능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은 고령화에 따른 성장능력 둔화속도를 생산성의 증가세가 얼마나 완충할 수 있는가에 좌우될 것으로 평가하였다. 특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하는 경우에도, 2020년대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연평균 2%대 초중반 정도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저하가 보다 장기⋅구조적인 현상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의 설계에 있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제3장은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이슈와 관련된 분석인데, 노동소득분배율이 1990년대 말의 외환위기 이후부터 하락세를 지속했다는 국내 연구들의 결론과는 달리,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는 외부감사 이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면 노동소득분배율이 1990년대 초부터 하락하다가 2000년대에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그리고 노동소득분배율의 변화요인으로서 기술의 변화, 세계화 등 교역의 증가, 기업의 독점이윤 증가 등 ‘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의 확대와 같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이에 따른 노동소득 또는 가계소득 증가의 상대적 부진 등에 관심을 둔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하였다. 특히 우리나라 법인기업들의 시장집중도를 대리하는 마크업과 노동소득분배율 간에 밀접한 상관성이 있음을 발견하였는데, 2000년대부터 기업들의 마크업이 하락한 반면 노동소득분배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후생효과를 발생시켰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보정방안의 검토를 통해 노동소득분배율 측정의 대안을 제시하고 이들의 문제점을 고려하여 기업부문의 노동소득분배율 추이를 다시 점검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및 시장구조의 변화와 관련된 변수인 마크업과 노동소득분배율의 관계를 분석한 제3장의 연구는 앞으로 우리 경제에서 소득 불평등과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의 해소방안을 모색함에 있어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제4장은 기업저축의 증가 문제에 관해 분석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에서는 기업은 자금의 수요자로, 가계는 자본의 공급자로 가정한다. 따라서 기업저축의 증가는 기업의 이윤이 가계로 원활하게 배분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업저축의 증가와 가계소득의 감소는 소비와 생산의 둔화로 이어지면서 경제가 저성장의 어려움에 빠지는 상황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기업저축의 증가가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최적화된 선택의 결과이며 대부분은 고정자산의 형성에 사용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제4장의 연구는 이와 같은 상호 대립되는 견해들 중에서 후자의 타당성을 점검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 경제에서 기업저축의 증가는 주로 고정자본소모와 저축투자차액의 증가에 기인하고 있는데,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기업저축의 증가가 기술변화에 따른 고정자본소모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최적화된 선택일 수 있으며, 기술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생산성 격차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였다. 즉, ‘기업이 현금을 쌓아둬서 비효율적일 가능성’보다 ‘기업저축이 생산성 증가와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냄’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기업저축을 억제하는 정책은 기업의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기업이 기술변화를 추구할 유인을 억제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제5장은 가계부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에 미친 효과를 살펴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논의하고 있다. 먼저, 가구의 채무상태가 내수부진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가구미시자료를 활용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가계부채는 소비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며, 그 효과는 거시경제여건이 악화되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기간 중 경기확장 국면에서는 소비증가세에 대한 영향이 작거나 유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 결과는 가계부채가 민간소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통해 경기침체를 확대하는 일명 ‘금융가속기’적인 기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기존 문헌에 대한 고찰을 통해 부채와 경제성장 간 관련성에 대한 시사점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문헌에서는 가계부채가 내수부진 심화와 경기회복의 지연요인이 될 경우에 인적⋅물적 자원의 축적과 생산성 증대가 둔화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성장도 약화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과도한 신용활동은 과도한 위험추구를 수반함에 따라 경제의 불안정성과 자원배분의 비효율성도 커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상의 분석과 논의를 토대로 제5장의 연구는 과다채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부채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경기침체 시에는 총수요 급락을 막기 위해 보통의 경기침체 시보다 확장적인 기조의 경기안정화 정책이 필요함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건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함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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