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KDI-CIER 전문가 세미나 개최

지난 8월 26일, KDI 본원에서 「Tariffs, Global Supply Chain Restructuring, and Policy Responses」를 주제로 제3차 KDI–CIER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2023년 체결된 KDI–CIER MOU 이후 정례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양국 싱크탱크가 모여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와 정책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되었다.

개회식에서 조동철 KDI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세계 교역 환경이 관세 정책과 미·중 갈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대만처럼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깊이 연결된 국가들에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세미나가 “동아시아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회복력 있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학문적·정책적 통찰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IER의 Hsien-Ming Lien 원장도 축사에서 양 기관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번 세미나가 양국의 연구 성과와 경험을 교류하고, 향후 더 긴밀한 공동연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진행된 세션에서는 네 명의 발표자가 각기 다른 시각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그 파급 효과를 다루었다.

먼저 KDI 송영관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분석하며, 제조업 부흥과 무역적자 축소를 목표로 한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가 실제로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보복 관세, 금융시장 변동성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무역정책은 교역·투자 구조 변화와 핵심광물 의존도 심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맞춘 FTA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CIER의 Shu-Fei Yang 연구위원은 미국의 對중 관세 조치가 대만의 무역구조를 재편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이후 대만 기업들이 리쇼어링(Reshoring)과 ‘차이나+1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ICT 제품 중심의 대미 수출이 급격히 확대되었음을 수치로 제시했다. 특히 2024년 대미 무역흑자가 385%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향후 미국의 ‘상호주의 관세’ 및 국가안보 명분의 관세가 대만 수출 산업에 큰 도전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KDI 임희현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산업에 미친 영향을 산업별로 실증 분석했다. 분석결과, 미국의 對중 관세로 한국 전체 수출이 반사이익을 얻었으나 산업별로는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자본집약적·수출집약적 산업은 규모의 경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익을 확대했지만, 그렇지 못한 산업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산업 특성별 맞춤형 지원과 수출 인프라 강화, 자본투자 확대를 통해 충격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CIER의 Chun-Yen Wu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대만 무역구조에 미친 변화에 대해, 무역전환(trade diversion)과 공급망 재편(supply chain reallocation)을 동시에 분석했다. 그는 관세 충격이 대만의 對미 수출을 증가시켰을 뿐 아니라 베트남·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확대시켰다는 점을 데이터로 보여주었다. 특히 전자부품과 기계류가 새로운 조립 거점으로 이동하며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는 과정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과 대만이 미·중 갈등이라는 공통된 외부 충격 속에서 직면한 도전과제를 공유하고, 정책연구기관으로서의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상호 보완적인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양 기관은 향후 공동 연구와 학술 교류를 통해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글: 성과확산팀 전완희 연구원  044-550-4442, whjeo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