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현명한 소비활동을 위한 통찰력이 필요한 때 - KDI 한국개발연구원 - 소통 - 매거진 KDl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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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ːangle - KDI만의 새로운 시선 가속화되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현명한 소비활동을 위한 통찰력이 필요한 때

2022 SPRING VOL.52

 
이화령
플랫폼경제연구팀장
 

디지털 경제로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플랫폼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 업종 간 융합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동시에 소비자보호와 권리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지난 46일 이화령 플랫폼경제연구팀장을 만나 그 답을 들어봤다.
 
Q. 코로나 전과 후, 디지털 경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면활동이 제한된 점, 다르게 말하면 비대면활동이 활성화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막연하게 예측 혹은 우려해왔던 비대면활동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덕분에 보다 빠르고 손쉽게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우리 사회가 짧은 시간에 정말 큰 변화를 맞은 것 같은데요. ‘이건 참 편리하다라고 느끼신 점은 무엇일까요.
물리적·금전적 장벽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점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생활인으로서 저는 밥해 먹는 것이 참 힘들었는데 다음 날 사용할 식재료나 밀키트를 앱으로 손쉽게 주문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해졌어요. 배달을 통해 집에서 맛집투어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학부모로서는 아이가 저렴한 가격에 미국 현지 대학생에게 직접 과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더라고요. 메타버스 형태의 수학 앱도 이용해봤는데, 마치 게임을 하듯 단계별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재미있게 수학공부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온라인상에서 어울릴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만족스러워요. 연구자로서는 각종 컨퍼런스나 세미나, 강의를 국경과 시간을 뛰어넘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화상으로 대면회의와 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저처럼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혜택이고요.
 
Q. 지난해 플랫폼경제연구팀이 신설됐습니다. 플랫폼경제는 무엇이고, 팀에서는 주로 어떠한 연구를 하시나요?
플랫폼경제란 한마디로 연결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부연한다면 새로운 시장의 열림이랄까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서로 다른 이용자그룹들이 플랫폼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면 부가가치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요즘 주목받는 플랫폼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러한 작용이 온라인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특징이죠. 저희 팀은 경제학적인 분석 툴을 이용해 플랫폼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연구합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거래플랫폼으로의 경제력 집중이나 독과점 문제, 플랫폼과 이용자 간의 불공정거래 문제도 주요 연구주제고요. 플랫폼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활용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기존 전통적 사업자와 갈등이 일어나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어요.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해석과 사회적 보호방안, 타 산업과의 융합과정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규제체계 설계 이슈 등도 연구 중입니다.

Q. 박사님 말씀처럼 플랫폼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독과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플랫폼에 과도한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경쟁을 제한하고 이용자들에게 불공정한 대우를 한다는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큰 상황입니다. 제가 전공한 경쟁정책의 핵심도 이러한 독과점 이슈인데요. 이 문제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전통적 분석 툴로 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경쟁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사후적 경쟁법 집행으로는 변화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전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요. 지난해 양용현 박사님과 쓴 포커스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플랫폼 독과점 문제는 아직 유럽이나 미국만큼은 심화되지 않았고 유효경쟁이 일어나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율성에 맡겨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상황을 살펴보고 경쟁법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Q. 플랫폼경제가 활성화되면서 IT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업종 간 융합 역시 활발해졌습니다. 이처럼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업종 간 융합은 경쟁정책적으로도, 규제설계에도 많은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가 융합되며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시너지가 생기는 현상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큰 혜택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학부모다 보니 미래에 어떠한 직업이 없어지고 새로 생겨날지도 무척 궁금합니다.
 
Q. 박사님은 보통 어떤 온라인 플랫폼을 많이 활용하시나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구글,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을 가장 많이 쓰죠. 유튜브를 통해 강의나 세미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있고요. 일상생활에서는 마켓컬리 같은 장보기 앱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거의 매일 사용하는 것 같아요(웃음).
 
Q. 그럼 그 플랫폼에서 정확한 정보를 구별해내는 박사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관련된 연구도 하셨어서 박사님도 댓글이나 리뷰를 활용하시는지 꼭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실 안정적 제품을 선호하는 터라 댓글이나 리뷰가 없는 제품은 아예 사지 않아요(웃음). 리뷰 시스템 같은 피드백 기제가 온라인 플랫폼경제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연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 존재해요. 예컨대 저처럼 보수적인 소비자가 많다면 온라인 플랫폼경제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져 경쟁이 활성화되기 어렵겠죠. 새로운 제품에 도전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소비자가 많으면 온라인상의 정보비대칭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요즘 다크패턴(Dark Pattern)’이라 불리는 소위 눈속임 마케팅이 디지털 경제의 소비자보호 분야 이슈예요. 굉장히 희소한 것처럼 느끼게 하거나, 다른 사람들도 해당 제품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추가비용은 잘 보이지 않도록 숨겨놓거나 하는 식이죠. 모두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혹되지 않고 정보를 잘 구별해내려면 스스로의 인지능력에 한계가 있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내가 이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무엇인가, 무엇이 제품의 핵심적인 기능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좀 다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지난해 여름호 KDIans를 보면 농사를 열심히 짓고 계신 것 같았어요. 요즘은 주로 어떤 취미를 즐기고 계신가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텃밭 운영진 여러분과 동료 농사꾼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텃밭 농사를 더는 짓지 못하게 돼 아쉽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제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웃음). 제가 즐기는 취미활동은 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에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드라마를 보거나 디지털 도서관에서 오디오북을 빌려 들어요. 제가 가장 오래 해온 취미이자 유일하게 자랑할 만한 활동은 아이에게 매일 한 시간씩 책을 읽어주는 거예요. 아이가 4살일 무렵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지금까지 거의 매일 자기 전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아이와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감정도 공유할 수 있어서 어느덧 제게 가장 보석 같은 시간이 됐어요.
 
Q. 일각에서는 디지털화와 비대면 활동이 만연해지면 이타심, 배려심 같은 인간 고유의 특성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는 비대면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이타심, 배려심 등의 감정은 오히려 좀 더 증폭된 측면도 있다고 느껴요. 일례로 화상회의에서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내 목소리를 줄여야 말하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게 됩니다. 또 다른 사람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게 되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고요. 하지만 용건만 처리하고 바로 화면에서 사라지는 것이 일상이 되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진짜 사람이라는 인식이 약해지는 것 같긴 해요. 회의에서 나가기하거나, 로그아웃하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타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무척 편리하긴 하지만 우리의 삶이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점을 간과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연대감을 갖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Q. 우리 사회, 우리 KDIans가 놓쳐서는 안 될 가치 혹은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비대면활동의 한계라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보통 쓸데없는 말로 불리는 작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지난 여름 텃밭에 대한 기고를 했을 때 연구원에서 지나다니다 만나는 분들이 글 잘 읽었다라고 한마디씩 칭찬해주셨어요.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제가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 비대면으로 일로만 만났던 분들과 연결되는 느낌, 연대감이 느껴져서였어요. 비대면활동이 많아지더라도 서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주고받는다면 우리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이자,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쓸데없는 말 한마디를 건네자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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