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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VIEW - 스페셜 포커스 위기 속에서도 답을 찾았다

2025 WINTER VOL.67


외환위기 한복판에서 금리 인하를 설득했던 30대 연구자는 어느새 KDI를 이끄는 기관장이 되었다.
연구자에서 매니저이자 유통자로 역할을 넓혀 온 조동철 원장은
KDI가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연구기관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이런 조동철 원장에게 KDI에서의 추억과 KDI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어봤다.

 


진행 | 김경아 콘텐츠개발팀 전문연구원·이소연 연구원

 
Q.기관장 이전에 경제학자로 약 30년을 살아오셨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와 연구에 영향을 준 인물이나 사건이 있으신가요?
사실 처음에는 경제학보다 물리학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물리학 분야에는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다 보니 선뜻 그 길로 들어서기가 망설여지더군요(웃음). 그러다 자연스럽게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막상 해 보니 저와 잘 맞는다는 느낌도 있었고, 중간에 멈추기에는 아쉬움이 들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어떤 인물이나 사건이 제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좋아하는 경제학자를 꼽으라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밀턴 프리드먼은 자유시장의 작동 원리를 확립한 자유시장 경제학의 대표적 인물로, 전체주의를 반대하고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와 닿았습니다.
 
Q.지금까지 진행하신 연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무엇인가요?
벌써 30년 가까이 된 이야기이지만, 외환위기 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지금 함께 일하는 젊은 직원분들은 대부분 그 시절을 직접 겪지 않아서 실감을 잘 못 할 것 같습니다. 1997년 말에는 금리가 30%를 넘을 정도로 굉장히 높았고, 1998년에 들어서야 12% 안팎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죠. 그 당시 저를 포함한 KDI 연구진은 향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하려면 통화정책을 좀 더 확장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런 내용을 담아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실 이 보고서는 KDI에서 재경부(현 기재부) 장관 자문관으로 파견 나가 있던 박사에게 논평을 받기 위해 전달한 것이었는데, 그 자문관이 바로 재경부 장관에게 보고하였고, 일이 묘하게 전개되어 KDI 원장도 보고받지 못한 보고서가 재경부 장관에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이후 재경부의 국·과장급이 모두 참석하는 토론회가 열렸지요. 결국, 재경부 장관의 요청으로 한국은행에 금리 인하를 건의했는데, 그 당시 KDI 원장과 박사들이 직접 한국은행 총재를 찾아가 설득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매우 이례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건의 내용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었고, 우리 경제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Q.외환위기 속에서 연구를 이끌어 가신 경험은 매우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 당시 KDI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요?
외환위기 발생 직후, 저를 포함한 당시 KDI 박사들의 마음은 참담했습니다. 위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자책, 실상이 왜곡된 통계에 대한 분노, 그리고 우리가 제시한 정책 방향들이 실제 반영되지 못했다는 허탈함까지, 복잡하고 격렬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쌓아온 KDI의 명성과 위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동시에 이런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기관은 KDI밖에 없다라는 사명감도 함께 작용했습니다. 그때 제가 30대 후반이었는데, 당시에는 밤 12시 전에 집으로 가는 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웃음). 힘들었지만, 주요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고, “KDI에는 국가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재들이 있다라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확실하게 알릴 수 있었다는 부분이 가장 큰 보람이자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Q.연구자의 삶과 기관장의 역할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요?
연구자는 생산자’, 기관장은 매니저 혹은 유통자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는 연구를 통해 직접적인 생산을 하는 반면, 기관장은 연구자들의 방향을 잡고 일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죠. 제가 처음 KDI에 입사했을 때, 당시 차동세 원장님께서 연구자들은 생산에는 관심이 많지만, 유통에는 관심이 적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말처럼 연구자들이 생산한 연구를 기관장은 사회에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역할의 차이는 개인적 성향이라기보다는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매니저나 유통자의 역할을 맡으라고 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아요(웃음). 젊을 때는 연구자로서의 역할이 더 잘 맞고, 나이가 들면서는 기관장으로서 조직을 이끄는 역할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Q.“KDI가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라고 밝히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시나요?
이건 반대로 제가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네요. 원했던 만큼 충분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나아진 것 같습니다(웃음). 다만 이런 질문은 제가 직접 말하기보다는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언젠가 직원들이 “KDI가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라고 말해 준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Q.그렇다면 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된 일이나 아쉬운 일을 꼽는다면요?
보람된 일을 먼저 물어보셨지만, 사실 아쉬운 부분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주요 사안을 결정할 때는 조직 전체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소수 의견까지 충분히 챙기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이 늘 아쉽고, 어려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장에 펜스를 설치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서 결국 추진하지 못했죠. 그리고 연구 측면에서는 보고서가 보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가 가장 아쉽습니다. 대표적으로 연금 개혁처럼, 사회적 관심은 매우 높았음에도, 기대만큼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죠. 그렇지만 이전보다 사회적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데 KDI가 일정 부분 기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과거에는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는 표현 자체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거론할 수 있는 변화도 그 사례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 부분들이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소소한 사례로는,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커피 머신이나 운동 시설을 정비한 부분도 보람이라면 보람일 것 같습니다(웃음).
 
Q. 원장님의 말씀에서 KDI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원장으로서 KDI가 국민들로부터 어떤 기관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국민께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기관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날에는 과거와 달리 국민적 공감과 이해를 얻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결실을 보기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KDI 역시 우리 경제 미래에 필요한 비전과 정책을 국민들께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기관이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인식되기를 기대합니다.
 
Q. 마지막으로, 그동안 함께한 KDI 직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KDI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어느 정도의 사명감을 함께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받는 보수 역시 이러한 책임 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긍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신다면, KDI가 앞으로도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잡을 거라 믿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KDI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건강한 2026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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