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단, 청년의 마음을 얻기 바란다 - KDI 한국개발연구원 - 소통 - 언론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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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청출어람단, 청년의 마음을 얻기 바란다

최슬기 이데일리 2023.04.12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정책 관련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오는 22일과 23일, 이틀간에 걸쳐 청년 200인과 토론회를 개최한다. 공론조사에서처럼 이틀간 저출산 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 토론회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직접 저출산 핵심 정책을 선발하고, 추가가 필요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정책 당사자인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고르도록 하겠다는 생각은 단순 정책들을 나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보겠다는 점에서 환영할만 하다. 과거 저출산 정책은 청년을 정책도구로 취급하고, 이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잘못이 있었다. 저출산 정책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라도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결혼과 출산은 단지 오늘 처한 상황이나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예측, 그리고 이에 대처할 자신과 배우자와 그리고 자녀의 삶에 대한 종합적 판단 속에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결정은 청년 각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한다. 과감히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삶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청년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책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구성하고 진행함에 있어서 세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첫째 청출어람단 구성부터 청년의 이질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다양한 청년들이 골고루 섞여있기를 바란다. 결혼부터 자녀 양육까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갖고 있는 고민도 희망도 다를 수 있다. 다자녀를 가진 청년과 한 명의 자녀만 가진 청년, 어린 자녀를 가진 청년과, 초중등 자녀를 가진 청년, 기혼인 청년과 미혼인 청년은 각자가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들이 다를 수 있다. 저출산 정책이 출산, 양육 정책만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미혼 청년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야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와 중소도시, 또는 농어촌에 거주하는 경우처럼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함께 해야 한다. 서울의 고민과 거제의 고민, 해남의 고민은 그 거리만큼 서로 다를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정책들을 평면적으로 나열할 것이 아니라 서로 간 차이가 느껴지도록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당사자이긴 하지만, 정책 전문가는 아니다. 각각의 정책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서로 비교할 지점을 분명히 해주어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재정 부담과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난임부부 지원정책에는 소득수준에 따른 제약과 횟수 제한이 있다. 어느 수준이 적정한 것인가? 어떠한 제약도 없이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답인가? 혹시 여성의 건강을 해할 정도로 무리한 시술이 도입될 우려는 없는가? 등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같이 제시되길 바란다.

청년들의 선택은 개별 정책 뿐 아니라 비전과 목표 설정에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 1차부터 4차 기본계획까지 구호로만 따지자면 나쁜 비전과 목표는 없었다. 4차 기본계획에서는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지난달 대통령이 주재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는 ‘결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였다. 저출산을 가져온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비전과 목표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청년이 처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에도 청년의 목소리가 담겼으면 한다.

셋째, 제시할 정책은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이미 제도는 도입되어 있는데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어딘가 미흡한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휴직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육아휴직 기간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하는가? 육아휴직에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하는가?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소득대체율을 상향조정해야 하는가? 관건이 되는 지점을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찾아내려면, 먼저 논점이 될만한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제시해야 한다.

모쪼록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저출산 정책들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며,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응원하고 있음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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