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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재정과 통화정책 조정, 어떻게

국민일보 2024.05.28

경제 안정을 유지하려면 경제 상황에 맞추어 거시정책도 신축적으로 변해야 해…

수출 회복세로 경제성장률이 반등했으나 내수는 여전히 부진하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졌으며 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실질임금이 하락한 가계는 씀씀이를 줄이고 고금리를 넘어서는 고수익 사업 기회가 부족한 기업들은 설비투자에 소극적이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건설수주는 대폭 감소했다.

내수의 부진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며 시행한 고금리 정책의 결과다. 한은이 내수 부진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내수 부진이 가시화한 지난해 하반기에 인플레이션도 본격 둔화하기 시작했다. 2022년 7월에 6.3%까지 상승했던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에는 2.9%로 내려갔다. 고금리 정책이 원활하게 작동함에 따라 기대했던 대로 물가가 서서히 안정을 찾고 있다.

경제 안정을 유지하려면 경제 상황에 맞추어 거시정책도 신축적으로 변해야 한다. 한은은 코로나 위기에서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렸다가 고물가 국면에서는 3.5%로 인상했다. 그렇다면 물가가 안정되어 가는 시기에는 통화정책도 그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아직 인플레이션이 물가 목표인 2%에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으므로 당장 저금리 정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4~6%대를 지속하던 시기의 통화정책과 2%에 근접해 가는 시기의 통화정책은 달라야 한다. 인플레이션 하락에 맞추어 기준금리도 중립 수준으로 서서히 인하할 필요가 있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면 내수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 경제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거시정책 기조가 경직적으로 운용된다면 경제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 있다. 고금리 기조가 불필요하게 지속되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물가 현상, 나아가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정정책도 더 신축적이어야 한다. 재정정책 기조를 반영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11~19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였는데, 코로나 위기인 2020~22년에는 GDP 대비 5.2%로 확대됐다. 그런데 고물가 국면에서 긴축 기조가 요구되었던 지난해에도 재정적자는 GDP 대비 3.9%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 2배를 훌쩍 초과했다. 올해 예산에도 동일한 적자가 반영돼 있다. 경제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재정정책 기조는 확장적으로 운용되면서 고물가를 억제하려는 통화정책과 상충하고 있다. 재정정책 기조를 적어도 중립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내수 부진에 대응해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내수 부양이 인플레이션 하락 흐름을 반전시켜 한은의 고금리 정책을 장기화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일시적으로 민생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대출이 많은 취약계층의 고충은 장기화한다.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민생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거시경제 관점에서 보더라도 긴축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 간의 불안정한 균형을 추구하기보다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경제 상황에 맞추어 정상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더 안정되고 조화로운 정책 방향이다. 한국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고물가·고금리의 어려움을 견뎌내며 이제 경제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거시정책도 경제 상황에 순응한다면 위험 속에서도 우리는 최소한의 경제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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