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소멸 위기의 대안, 압축도시
송인호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압축도시는 기존 도심 내에 주거, 산업, 교통, 복지 등 자원을 전략적으로 집중해 도시 기능의 밀도를 높이고, 고용 창출이라는 유인으로 인구 유입을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역의 지속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접근이다.
우리나라는 지방 인구의 빠른 감소와 함께 지역 소멸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전국 시군구의 약 46%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일부 분석에서는 오는 2040년이면 지자체의 30%가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소규모 지자체는 인구에 비해 과도한 행정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재정 지출이 대도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한 정보통신 분야 인력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이른바 ‘IT 남방 한계선’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일부 지역은 인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소멸 위기는 수도권 외 지역의 빠른 고령화와 함께 청년층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인구감소가 저출산·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일자리 부족, 경제력 저하 등 다양한 요소와 연결되는 것이다.

모든 지역 균등하게 살리려는 기존 정책,
정책 자원 분산으로 효과성 떨어져
그간 정부는 다양한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기존 정책들은 ‘모든 지역을 균등하게 살리려다 보니 정책 자원이 분산돼 효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도권과의 발전 불균형을 해소하려다 자칫 전체 지역이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효율성·집중을 강조하는 경제적 접근과, 형평성·분산을 중시하는 사회적 관점이 정책에 혼재하면서 서로 충돌하는 바람에 실제로 어느 하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방정부의 자율성이나 재정 독립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정부 주도로 사업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지역이 자체적으로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자원을 활용할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 중앙부처 간의 업무 중복, 지방정부 간 정책 목표의 불일치 등은 통합적이고 일관된 정책 조율 체계가 부재함을 보여준다.
오늘날과 같은 인구 자연감소 시대에는 국토의 효율적 공간 관리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정치적 계산이 개입된 지역 지원 정책보다는 정책적 타당성과 경제적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적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따지고
일자리 창출도 병행하는 전략 필요
‘모든 도시를 살린다’는 지역균형발전은 그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소모하면서도 실질적 효과는 미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과거의 분산 중심 정책에서 탈피해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공간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OECD의 압축도시 개념은 이러한 전환의 한 축으로, 유망한 거점 지역에 인프라와 기능을 집중 배치해 도시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인구 유입과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시도다. 앞으로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실행에서는 정치적 고려보다 경제적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균형발전 전략이 일자리 창출과 병행돼야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중앙과 지방 간 정책 혼선을 최소화하고 양자 간의 협력 체계를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본 칼럼은『나라경제』2025년 6월호에 게재된 글로,
KDI 연구위원들이 경제·사회 이슈에 대해 분석하는
‘K인사이트’ 코너에 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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