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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 언어능력이나 수리력 등 인지역량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사실, 우리나라는 유명한 교육열의 나라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인지역량 손실이 더딜 것 같았는데,,, 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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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교육열의 나라죠.
그런데,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젊은 나이부터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에 따르면,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의 20대 근로자는 수리력과 언어능력에서 상위권이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OECD 평균 수준으로 하락했는데요.
사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우리나라는 나이가 들수록 인지역량이 감소하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특히 50대 이후에 하락세가 가파르죠.
이런 현상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한데요. 우리나라의 20대 후반 근로자가 40대 초반이 되면, 수리력은 14.10점, 언어능력은 18.94점 감소해 매우 이른 나이부터 인지역량 손실이 시작되는데요. 이와 달리 미국, 일본, 이탈리아는 청년기의 인지역량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죠.
이 같은 경향은 중장년기에 더 가속화되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인지역량이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유독 빠릅니다.
왜 우리나라는 인지역량 손실이 이처럼 빠르고 급격하게 나타나는 걸까요?
오래 일해야 하는 근로환경과 낮은 평생학습 참여, 그리고 자율성이 부족한 조직문화와 미흡한 인사관리 방식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데요.
여기에 더해, 임금체계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근로자의 역량과 생산성이 임금으로 적절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역량을 향상시킬 유인이 없겠죠.
실제로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임금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분석해 보니, 10여 년 전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는데요.
최근 분석에서도 우리나라는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보상 수준이 현저히 낮습니다. 초고령사회이면서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독일, 일본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죠.
우리나라는 역량이나 성과보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성이 매우 큰 구조입니다. 일본과 독일 등 여타 주요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죠.
게다가 사업체 규모가 커질수록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는데요. 천 명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10인 이하 사업체 근로자보다 약 30% 높을 정도로 사업체 규모에 따라 임금 격차가 큽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취업 전,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학력과 스펙 경쟁은 과열되고, 취업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역량을 키워야 할 동기가 약해집니다. 그로 인해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약화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그렇다면, 근로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 인터뷰)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보상체계는 근로자 역량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조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아, 근로자의 역량 개발 유인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직무급, 성과급 등 역량 중심 임금체계의 확산과 함께 직무 체계화와 성과 측정 기반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인적자원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습과 훈련을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근로시간 조정의 여지를 넓히고, 그 성과가 실제 임금으로 이어진다면, 근로자의 역량 개발은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것입니다.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산업 전환에 대응하여 근로자 역량 및 노동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 비교 분석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은 연령에 따른 감소가 급격하여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인지역량 감소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으나, 역량 향상 유인의 제공이 미비한 임금체계가 가장 근본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따라서 근로자의 역량 및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의 확산과 역량 향상 기회의 마련을 통해 노동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Ⅰ. 근로자 인지역량 강화의 필요성
역량(skill)은 개인이 지닌 인적자본의 일종으로서 일자리에서의 직무(task) 수행에 요구되는 능력이며 노동생산성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수학적 추론능력(수리력)과 사고력 및 문해력(언어능력)과 같은 인지역량(cognitive skill)은 현대사회에서 고도화된 기술과 업무에 대한 숙련을 형성하기 위한 기초 역량이다. 역량은 일반적으로 교육 (school) 및 훈련(training)을 통하여 획득된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교육과 훈련은 역량이라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이며, 이러한 투자의 수익은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으로 실현된다. 따라서 인지역량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임금을 높이는 수단이며,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는 경제성장의 원천이 된다.
인공지능 기술 발달과 직무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전반의 인지역량 강화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
이러한 인지역량의 중요성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더욱 부각된다.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에는, 정규교육 과정에서 습득된 수리력과 문해력을 바탕으로 청년기에만 직무를 숙지하면 평생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일할 수 있었다. 반면,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급속한 직무 재편과 산 업 전환에 직면한 오늘날의 근로자에게는, 청년기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쳐 새로운 역량을 습득하고 그 역량을 변화하는 직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인지역량은 이러한 학습과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초체력이므로, 앞으로는 청년 근로자는 물론이거니와 중년 · 장년 · 고령층 근로자 역시 높은 수준의 인지역량을 갖추는 것이 시대적 과제로 제시된다.
이상의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노동생산성 제고의 관점에서 관련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Ⅱ. 연령에 따른 근로자 인지역량 감소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여 약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적인 조사 사업으로, 16~65세 성인의 핵심 역량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국제적으로 비교 · 평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각국의 경제적 · 사회적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주요 측정 항목은 수리력, 언어능력, 문제해결력 등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정보처리 능력이다. 이 중 수리력과 언어능력 등 인지역량 지표는 2011~12년에 실시된 1주기 조사와 2022~23년에 실시된 2주기 조사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측정되어, 각국 성인의 인지역량이 10여 년간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전체 성인인구보다는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의 인지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각국의 정규교육을 이수한 성인 근로자로 분석 대상을 설정하여 국 제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림 1]은 국내외 근로자의 수리력과 언어능력 점수의 연령대별 차이를 시각화한 결과이다. 먼저 20대 근로자의 역량을 살펴보면, 1주기 조사에서 우리나라 25~29세 근로자는 수리력(6위)과 언어능력(4위)에서 모두 분석 대상 OECD 17개 회원국 중 상위권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10여 년 후에 실시된 2주기 조사에서는 수리력(8위)과 언어능력(8위) 점수가 모두 OECD 17개국 평균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막대한 청소년기 교육 투자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20대 근로자의 인지역량 하락이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알려진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이며, 추후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가 요구된다. 가능성이 있는 잠재 요인으로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심화된 기초학력 미달 중 · 고등학생 비율의 증가 또는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 감소 등이 있다. 따라서 인지역량 개발의 측면에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은 지난 10여 년간 하락 추세에 있을 뿐만 아니라, 연령에 따른 감소 속도가 급격하여 고령 인력 활용과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본고에서 보다 주목하고자 하는 사실은, 우리나라 근로자가 여타 국가의 근로자에 비해 연령 증가에 따른 인지역량의 감소폭(그래프의 기울기)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먼저 1주기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수리력과 언어능력 점수는 20~30대에는 OECD 평균 수준보다 높았으나 이후 빠르게 낮아져 40대에는 OECD 평균을 하회하고 50~60대에는 OECD 평균과의 격차가 확대된다. 이러한 경향은 2주기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 30~34세에서는 OECD 평균과 유사한 수준인 수리력 및 언어능력이 60~65세에서는 큰 폭으로 하락한다. [그림 1]에서는 이러한 인지 역량의 하락이 특히 50대 중반 이후에 가속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가 경험하는 가파른 인지역량 하락은 여타 선진국의 양상과 비교할 때 그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표 1). 우선 우리나라에서는 청년기부터 인지역량의 하락이 관찰된다. 2주기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20대 후반(25~29세) 근로자의 수리력 및 언어능력 점수는 40대 초반(40~44세)이 되면 각각 14.10점 및 18.94점 감소하는데, 이는 여타 OECD 선진국의 양상과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에서는 청년기에 인지역량 감소가 본격화되지 않으며 오히려 향상되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인지역량 손실이 여타 선진국과는 달리 매우 이른 연령대인 20~30대부터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령별 인지역량의 하락은 중 · 장년기에 더욱 가속화된다. <표 1>에서 중 · 장년기 인지역량 변화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중 · 장년기의 인지역량 하락이 여타 선진 국에 비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인지역량이 쇠퇴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인지역량 감소의 속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매우 빠르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편, [그림 1]과 <표 1>은 동일한 시점(연도)에서 서로 다른 연령의 근로자를 비교한 분석이므로, 여기에 나타난 연령별 인지역량 수준 차이에는 순수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역량 감소뿐 아니라 교육 수준 등 서로 다른 세대 간 특성의 차이 역시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세대 간 특성의 차이를 통제하고 동일한 세대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경험한 역량 수준의 변화를 보다 엄밀한 방식으로 측정하기 위하여, 선행연구(이수현 외, 2024; 이정민 외, 2025)와 유사한 방식으로 1주기와 2주기 자료를 연결하여 10여 년간의 역량 변화를 세대별로 추적한 결과가 부록에 제시되어 있다. 분석 자료의 관측 시점이 두 시점(2011~12년, 2022~23년)에 불과하여 다양한 잠재 요인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이러한 맥락의 추가 분석 결과 역시 우리나라 근로자가 연령에 따라 비교적 빠른 인지역량 하락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양상은 (1) 청년기라는 이른 시점부터 시작되며, (2)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양상은 (1) 청년기라는 이른 시점부터 시작되며, (2) 연령에 따른 역량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는 인구감소 시대에 대응하여 장년층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와 노동생산성의 제고가 필수적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고령사회에 해당하는 국가인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서는 근로자의 인지역량 감소가 청년기까지는 본격화되지 않거나 중 · 장년기의 급격한 쇠퇴가 관찰되지 않는다.
III. 역량 개발 유인이 미비한 임금체계
근로자의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 저하가 우리나라에서 특히 빠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성인기에 역량을 향상할 기회가 제약되어 있다. 경직적으로 장시간 근로하는 근로환경하에서는 역량 개발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며(한국교육개발원, 2024), 근로자의 역량 및 경력 개발의 측면에서 학습 · 훈련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된다(최상덕 외, 2022). 그 결과, 역량 개발을 위한 평생학습 참여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채창균, 2021; 2022). 일자리에서의 일하는 방식 및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일자리에서의 낮은 자율성과 경직적인 조직문화, 근로자의 역량 활용 및 개발에 미흡한 인적자원 관리체계는 근로자가 일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약함으로써 역량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반가운 외, 2017; 2020).
연령에 따라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성인기 역량 향상 기회의 부족, 학습 · 훈련 프로그램의 실효성 부족, 역량 개발의 동기가 부재한 근로환경 등을 들 수 있다.
근로자의 역량과 괴리된 보상체계의 문제 역시 언급된다(Park, 2022; 이정민 외, 2025). 청소년의 교육이 미래에 벌어들일 소득을 높이기 위한 투자의 성격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학습 · 훈련 역시 역량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근로자의 기대소득을 높이기 위한 투자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향상되는 성과(노동생산성)가 임금으로 적절히 보상되지 않는다면, 근로자에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역량을 개발할 동기가 주어지지 않으므로 역량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근로자의 역량 또는 성과에 대한 보상은 근로자 역량 향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근로자의 역량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진단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025년 6월 기준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업체 중 임금체계(기본급 운영체계)가 없어 명확한 임금결정 기준이 미비한 사업체의 비중이 63%에 달하는 한편, 근로자의 역량 및 직무능력을 반영할 수 있는 직능급 또는 직무급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는 각각 9.5%, 8.6%에 그친다.10) 근로자 개인의 역량 또는 성과에 기반한 합리적인 임금체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임금이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근속연수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Lee, 2021; 홍병진 · 김평식, 2023; 남재량 · 이철인, 2024). 이러한 근로자 개인의 역량 및 그에 따른 성과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의 미비가 우리나라 근로자의 역량 하락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근로자의 자발적인 역량 향상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임금 및 보상 체계의 미비가 국내 근로자의 역량 하락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근로자의 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을 살펴보기 위하여, 본고에서는 「국제성인역량조사」를 이용한 국제 비교 분석을 수행하였다. 2011~12년에 시행된 「국제성인역량조 사」 1주기 조사는 근로자의 임금, 인지역량 점수, 근속연수를 비롯하여 성별, 연령, 학력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정규직 여부, 종사자 수, 산업, 직업과 같은 일자리 특성 정보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국의 정규교육을 이수한 성인 근로자를 분석 표본으로 삼고 로그 시간당 임금을 종속변수로 하는 회귀분석 모형을 이용하여 근로자의 인지역량과 근속연수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을 국가별로 추정하였다.
[그림 2]의 A는 근로자의 인지역량과 근속연수에 대한 보상 수준을 국가별로 추정한 결과이다. 근로자의 인지역량을 측정하기 위하여, 인지역량의 척도로 수리력 점수를 이용하거나(주황색), 언어능력 점수를 이용하는(파란색) 두 가지 방법을 각각 사용하였다.

먼저 수리력을 활용한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은 근로자의 수리력 점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임금은 2.99% 증가에 그쳤다. 이는 프랑스(4.99%)나 일본(6.43%), 독일(7.38%), 미국(8.1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분석 대상 27개국11) 평균은 6.13%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리나라의 근로자가 인지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이 여타 선진국 근로자가 받는 보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함을 의미한다. 수리력 대신 언어능력을 사용한 모형에서도 추정 결과가 유사하게 나타난다. 언어능력 점수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각국의 근로자가 받는 임금의 증가율은 미국(8.79%), 독일(6.69%), 일본(5.08%), 프랑스(3.51%), 우리나라(3.05%) 순으로 나타났으며, 분석 대상 27개국 평균은 5.31%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자가 인지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은 미국 · 독일 · 일본을 비롯한 OECD 국가 근로자가 받는 임금 보상의 절반 수준에 그쳐, 근로자가 역량을 개발할 유인이 미약하다.
이상의 결과는 2011~12년에 조사된 1주기 자료를 이용한 분석 결과이며 13~14년이 지난 현재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다 최근 자료를 이용하여 임금체계를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022~23년에 조사된 「국제성인역량조사」 2주기 자료는 동일한 분석을 위한 이상적인 자료이나, 아직 일본 · 독일 ·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임금, 산업 등 주요 변수에 대한 데이터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아 국제 비교 분석에 어려움이 있다. 다만, OECD(2024)에서 2주기 자료를 이용하여 유사한 분석(그림 2의 주 3 참조)을 수행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어 이를 바탕으로 최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림 2]의 B는 그와 같은 OECD(2024)의 분석 결과를 시각화한 그래프이다. 비록 표본과 모형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어 [그림 2]의 A와 정확한 수치 비교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분석 결과는 최근 자료를 이용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보상 수준이 현저히 낮으며, 이 결과는 수리력과 언어능력 중 어떤 점수를 인지역량의 척도로 삼더라도 마찬가지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수리력 또는 언어능력이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할 때 각각 2.46%, 2.01% 증가에 그치는 반면, 같은 경우 분석 대상 OECD 22개국에서는 평균 8.61%, 7.65%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제조업의 비중이 큰 산업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독일(수리력 14.14%, 언어능력 12.58%)과 일본(수리력 10.34%, 언어능력 8.15%)의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이 매우 높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1) 역량보다는 근속연수에 대한 보상이 크고, (2)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 또한 크게 나타난다.
근로자의 역량에 대한 보상 수준이 낮다는 사실과 더불어,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1)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증가하는 임금의 연공성이 크고, (2)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그림 3). 우선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증가는 여타 OECD 회원국에 비해 매우 크다. 2011~12년 1주기 조사에서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근속연수가 1년 증가할 때 2.05%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같은 시기 프랑스(0.41%), 미국(0.89%), 일본(1.03%), 독일(1.08%)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분석 대상 OECD 27개국의 평균도 0.7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로자 임금의 또 다른 특징은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1주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인 이하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 금 대비 11~50인 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평균 1.00% 높으며, 51~250인 사업체는 7.09%, 251~1,000인 사업체는 10.72%, 1,000인 이상 사업체는 30.4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역량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더하여 임금체계의 연공성과 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다는 사실은, 생애 소득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는 취업 이후에 지속적으로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졸업 직후 혹은 경력 초기 대기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체의 정규직 일자리에 취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오늘날의 청년 세대가 중소기업을 마다하고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일자리를 추구하고 있는 현상이 이해되며, 일단 일자리를 얻은 이후에는 근로자가 지속적인 역량 개발에 투자하지 않는 현실이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하에서는 취업 이후에 실질적인 역량 개발을 위해 노력할 유인은 부족해지는 반면, 경력 초기 대기업 일자리 진입을 위한 비효율적인 학력 · 스펙 경쟁은 과열된다.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노동생산성 제고를 고려해야 하는 국가경제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와 같은 특징은 심각한 비효율을 야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째, 업무능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학력 및 스펙 쌓기와 같은 비효율적인 경쟁의 과열로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이 크다. 둘째, 경력 성숙기에 개인의 역량 강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근로자 역량의 감가상각이 가속화된다. 셋째, 취업 이후 경력 성숙기에 본격적으로 역량이 향상된 ‘늦깎이(late bloomer)’ 근로자에게는 역량을 발휘하고 응당한 보상을 얻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Ⅳ. 근로자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
근로자의 우수한 역량을 바탕으로 한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목도하고 있는 오늘날에 더욱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자동화로 인한 직무 재편과 산업 전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축적된 인지역량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직무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며, 따라서 앞으로의 근로자에게는 취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학습 · 훈련을 통해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그러나 본고의 분석 결과에 비추어 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근로자 인지역량의 측면에서 자동화 기술 발전에 대응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와 달리 20~30대 청년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크게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지도 않거니와, 연령에 따른 중 · 장년 근로자의 급속한 역량 하락은 노동생산성 제고의 관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다. 따라서 대학 등 고등교육의 경쟁력과 재직자의 학습 · 훈련의 실효성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요구된다.
근로자 개인의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임금 및 보상 체계의 확산을 촉진하여 근로자가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역량과 그에 따른 성과에 기반한 보상체계는 근로자 역량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1차 필요조건이다. 역량과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근로자가 역량 향상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고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직무급 · 성과급제 등 역량에 기반한 임금체계의 확산을 통해 근로자에게 역량 개발의 유인이 있는 근로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직무를 체계화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체계의 마련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 확보, 학습 · 훈련 프로그램의 실효성 제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 등을 통해 근로자가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되어야 한다.
물론 역량과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은 근로자의 역량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일 뿐이며, 실질적인 근로자 역량 향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본고에서 논의된 관련 국내 연구에 따르면, 먼저 근로자의 역량 개발을 위한 기회와 여건의 마련이 요구된다. 역량 개발의 의지를 가진 근로자가 학습 · 훈련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한편, 학습 · 훈련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임금 등의 보상과 연계되도록 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일자리에서의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 인적자원 관리 현황도 근로자 역량 활용의 측면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부록
[그림 1]의 분석은 동일한 연도에 서로 다른 연령의 근로자를 비교하고 있어 연령에 의한 역량 감소뿐 아니라 서로 다른 세대 간 특성의 차이(코호트 효과)도 반영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코호트 효과를 통제하기 위하여, [부도 1]에서는 「국제성인역량조사」 1주기와 2주기 조사 자료를 연결하여 동일한 세대의 인지역량 변화를 추적한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세대별로 10여 년간의 역량 변화를 살펴보면, [그림 1]의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모든 세대에 걸쳐 역량의 감가상각이 큰 국가로 나타난다. 특히 역량 감소가 20~30대부터 크게 나타나며, 50대 이후에는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 관찰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한편, [부도 1]의 분석은 1주기와 2주기 표본이 연령대별로 상호 비교 가능하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우리나라의 두 표본을 연령대별로 비교한 결과, 교육연수 등 관찰 가능한 특성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아 이 가정이 지지된다. 그러나 조사방식이나 응답 행태의 변화와 같이 연구자에게 관측되지 않는 특성의 차이가 존재할 가능 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자료의 관측 시점이 두 시점에 한정되어 있어 이러한 잠재 요인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기에는 자료의 제약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1]과 [부도 1]에서 공통적으로 연령에 따른 인지역량의 하락이 크게 관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근로자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빠른 속도의 역량 저하를 경험한다는 해석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 KDI FOCUS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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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근로자 인지역량 강화의 필요성
- II. 연령에 따른 근로자 인지역량 감소
- III. 역량 개발 유인이 미비한 임금체계
- IV. 근로자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
- 부록
- 주요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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