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원장, '한미경제학회(KAEA) 정책 포럼' 발제

- 조동철 KDI 원장은 2024년 1월 7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개최된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에 참석했다. 조 원장은 ‘한미경제학회(KAEA) 정책 포럼’에 토론자로 나서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그 원인에 대한 통찰을 공유했다.
조동철 원장은 한국이 IMF 트라우마로 금융 안정에만 집중하느라, 다른 사회문제 해결에는 소홀했던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켜켜이 얽혀 전례 없는 저출산 시대가 도래했으므로 서둘러 사회개혁을 하나씩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동시장은 임금, 고용, 시간 모든 것이 유연화돼야 한다”
조 원장은 문제 해결의 첫 번째 실마리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짚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 문화와 맞물려 다양한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인력 조정이 경직적인 편이다. 직원을 한번 채용하면 내보내기 어렵다 보니 기업은 신중하게 채용할 수밖에 없다. 사회 초년생을 채용할 경우 부족한 경력 대신 출신 대학이 주요 고려 요소가 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 학벌만 좋고 능력이 없는 직원으로 판명 나더라도, 그 자리를 경험이 많은 새로운 직원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 명문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3년 정도 유효기간을 갖는다면, 한국에서는 30년 지속되는 셈이다.
임금 체계 역시 경직적이다. 한국은 능력과 상관없이 오래 다닐수록 높은 임금을 받는 임금의 연공 서열성이 높은 사회다. 고령층의 고임금은 젊은이들의 일할 기회뿐만 아니라, 고령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어렵게 만든다. 인력 조정과 임금 체계의 경직성은 ‘첫 직장’과 ‘학벌’의 중요성을 더욱 높인다. 그 결과 청장년층은 수입 대부분을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노인 빈곤율이 높아지고, 청년들은 출산을 꺼리고, 이는 연금 고갈 문제까지 이어진다.
한편 한국경제가 재벌 혹은 대기업 중심 경제라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OECD 통계를 살펴보면 대기업(300인 이상)의 고용 비중이 한국은 15% 정도로 가장 낮다.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 하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이 논리적이나, 현존하는 정책은 중소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장 규모를 키우면 각종 지원 제도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채용을 늘리지 않는다. 중소기업들이 오히려 자신의 성장판을 닫아버리는 피터 팬 증후군에 빠지게 된다.
조동철 원장은 이제라도 사회개혁에 속도를 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노동시간 유연화를 통한 일과 육아의 공존, 임금 및 고용의 유연화를 통한 은퇴 연령 연장, 학벌 문화 개선과 청년층의 재기 기회 확대 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규제/보호 정책에서 벗어나 정책의 목표를 중소기업을 중견 또는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글: 원장실 김보전 전문연구원 044-550-4003, kbj@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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