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

한국은행과 KDI가 공동 주최하는 「노동시장 구조변화와 대응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행사 준비에 힘써주신 많은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오늘 세미나의 사회와 발표, 토론을 맡아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세미나의 주제어인 ‘노동시장 구조’를 일반인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취직, 퇴직, 일하는 방식, 임금이 결정되는 기제 등을 모두 포괄합니다. 사실상 우리가 성인이 된 후 한평생 살면서 맞닥뜨리는 경제행위 대부분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시장 구조변화의 영향은 노동시장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노동시장 구조는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하는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우리 국민 모두 꽤 지쳐가고 있는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경쟁이 노동시장에서의 성과에 대한 전망과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 개개인이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현재의 교육에 몰입한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는 한 평생 노동시장 구조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의료대란 사태는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에 대한 기대가 의과대학 정원이라는 교육 문제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사교육과 입시경쟁, 그리고 이와 연관된 출산율 문제까지도 노동시장에서의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 한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국민의 삶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 구조가 지난 수십 년간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왔다는 사실은 너무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과거에 비해 고령층의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직적인 임금체계와 고용 관행이 변화하지 못하여 많은 분이 자신의 주직장에서 일찍 물러나게 되는 상황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산업구조가 급변하고 인터넷 혁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화 초기 단계의 발상에서 비롯된 획일적 근로 시간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근로 효율뿐 아니라 일과 가정의 병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교육 및 노동시장이 탄력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 사회구조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모순이 누적되고 있음을 반영합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의 삶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 문제에 대해 한국은행과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마련되었음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노동시장의 경기 순환적 성과는 통화정책의 중요한 정책목표의 하나로 인식됐으며, 따라서 노동시장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시장 지표를 적절히 해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통화당국에게 지극히 중요한 과제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은 국가 Think Tank의 역할도 강조하고 있어, 노동시장 구조변화의 경기 순환적 의미 이상에 대해서도 KDI와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물론 오늘 세미나에서는 노동시장 구조변화의 일부분만을 논의할 것입니다만,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향후 한국은행과 KDI가 노동시장 연구 분야에서의 폭넓은 협업을 지속하여 우리 경제와 사회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에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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