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놀자] 외국기업의 한국 R&D투자, 왜 좋은가요 ?
김기완 KDI 연구위원
경제가 글로벌화되고 있다고 말하죠. 국경을 넘나드는 것이 상품만은 아닙니다. 연구개발(R&D) 분야의 국제 협력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오늘 기사가 이 R&D 분야의 국제 협력을 다루고 있네요. 기사에 등장하는 화이자(Pfizer) 그룹은 ‘비아그라’라는 약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화이자는 이미 1969년 합작을 통해 우리나라에 진출했고, 1999년에는 지분 인수를 통해 100%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다국적(多國籍)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제약회사가 왜 우리나라에 R&D 투자를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화이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R&D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우수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외국 기업의 R&D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어떤 이득이 될까요?
연구개발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R&D와 이를 통한 기술 혁신은 개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국민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의 하나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자본과 노동 이외에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총요소생산성’(TFP: total factor productivity)으로 정의하는데요,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에 R&D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R&D에 대한 투자는 항상 성공을 보장하지 않고 초기 투자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또 연구 성과를 투자 당사자가 모두 가지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R&D의 성과물이 동일 부문이나 다른 부문의 경제 주체에게도 혜택을 주는 ‘일출효과’(spillover effect) 때문이죠. 따라서 기업의 R&D 및 기술혁신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정부 정책과제의 하나로 제기되기도 합니다.
외국 기업은 왜 우리나라에 R&D 투자를 할까요? 경제의 글로벌화는 화이자와 같은 다국적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R&D 활동을 수행합니다. 화이자의 경우 본사는 미국에 있지만, R&D 센터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 분포되어 있답니다. 이처럼 해외 R&D 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각국이 지니고 있는 서로 다른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세계 시장을 위한 전초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고등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재들이 풍부하고, 좋은 기초연구 성과를 거두는 대학과 연구소들이 존재하며, 중국 같은 거대시장과 가깝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외국 기업들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연구 성과를 조기에 확보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외국 기업의 R&D 투자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선 외국 기업의 자본 유입과 설비투자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외국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R&D 역량을 높이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그리고 외국 기업의 투자는 국내 기업의 투자와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기술을 우리 것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내부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화 시대에 대외 개방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필수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역량을 갖추고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07년 6월 29일 조선일보 B9면 [경제기사야놀자] 외국기업의 한국 R&D투자, 왜 좋은가요 ?무단등록 및 수집 방지를 위해 아래 보안문자를 입력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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