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 세계경제 회복과 한국경제
김현욱 선임연구위원
최근 미국경기가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중침체(더블딥)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지난해에 비해 좋은 소식임은 분명하다. 특히 가계와 기업이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씩 풀어가면서 보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잔재가 깨끗이 정리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경제 회복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 먼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위기 극복을 선언하기에는 그 속도가 여전히 느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과 세계성장률을 각각 3.0%, 4.4% 로 전망하면서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각각 0.7%포인트, 0.2%포인트 올려잡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7월 전망과 비교할 때 0.1%포인트 올린데 불과하다. IMF는 지난해 10월 미국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등을 들어 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즉, 이번 성장률 상향은 IMF가 하방위험을 과대평가한 것을 반성하고 당초 전망으로 돌아간 정도이지 선진국 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올해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진행되는 모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지만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각국의 경기회복 정도에 차이가 커지면서 개별 국가 차원에서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이 실시됐다. 이로 인해 약달러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수출경기 둔화를 우려한 일본과 신흥국들이 외환시장 개입 및 자본유출입 규제 강화를 발표하는 등 ‘환율전쟁’이 확산됐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환율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하지만 환율과 관련된 국제적 정책공조가 당분간 중요한 의제로 남을 전망이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확장으로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2008년 상반기와 같이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소비가 크게 위축될 정도는 아니지만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에 대한 경계수준을 높여야할 때다. 이러한 위험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마음껏 높일 수 없는 요인이다. 다만 이들 악재가 복합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올해 우리 경제는 완만하나마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정책은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내부여건을 확보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재정건전성, 물가안정 등을 목표로 정책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대외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거시경제정책의 여지를 확보해야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한국은행도 금리 정상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의 견실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의 본격적인 정상화를 미뤘던 한은이다. 한은은 지난해 2차례, 그리고 올 1월 초 등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75%까지 인상했다. 그리고 △물가 우려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 △국내경기 호조세 지속 가능성 등을 강조하면서 금리인상이 더욱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이러한 한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구박하기보다 금리 정상화의 노력과 의지에 대해 박수와 격려로 화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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