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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부일시론] 최저임금 결정 방식 이대로 좋은가

기타 2013.07.09

[부일시론] 최저임금 결정 방식 이대로 좋은가

유경준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내년도 최저임금이 지난 5일 5천210 원으로 결정되었다. 올해에 비하여 350원(7.2%) 증가하여 최근 6년 사이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은 올해에도 어김 없이 결정시한을 넘기고, 노사 대표의 일부는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중심으로 투표하는 나쁜 관행(?)이 반복됐다.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 근로자 측은 햄버거 세트 하나의 값보다 적다고 비난하고, 사용자 측은 영세사업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고용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해마다 시한 어기고 노사 극한 대립

 

노무현정부 시절에는 최저임금이 연평균 10.6% 오른 반면,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그 절반인 5.2% 올랐다. 따라서 노무현정부는 근로자를, 이명박정부는 영세기업을 걱정한 것으로 좋게 볼 수도 있다. 반대로 한 쪽의 편만 일방적으로 들어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혜정부 첫 해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이전 두 정부의 중간 정도인 7.2%이니 중도적인 입장이라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저임금에 대한 갈등의 근원은 노 측과 사 측의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최저임금 결정 상의 혼란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영국은 1993년 최저임금제를 폐지하였다가 1999년 다시 시행하였다. 폐지와 재시행의 주된 이유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빈곤을 감소시키느냐에 대한 엇갈린 판단에 기인한 것이었다. 또한 미국에서도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 위축을 초래하는지 여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올 2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2015년까지 미국 최저임금의 하한선인 연방 최저임금을 현재 7.25달러에서 9달러로 인상하고 이를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인 공화당에서는 청년 등 취약계층의 고용을 감소시키는 정책이라 비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과 비교하면 기준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온다. 근로자 전체의 중간임금에 대한 최저임금 비율은 약 48%로 OECD 국가의 중간 정도이다. 반면 환율과 각국의 구매력 차이를 감안한 최저임금의 절대적 기준의 수준은 5.25달러로 OECD 국가의 하위 3분의1에 속하고 있다. 따라서 절대적인 수준이 외국의 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50%를 초과하면 취약계층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지나친 상승이 취약계층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저임금 상승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근거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최저임금 국제수준의 비교에서 하나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산정에 기준이 되는 임금은 외국과 다르다. 외국의 경우 최저임금에 사용되는 기준임금에는 근로자가 받는 거의 모든 임금이 포함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복잡한 임금제도로 인하여 매월 지급되지 않는 상여금이나 가족수당, 통근수당 등 수당이나 식사비, 기숙사비 등 현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 성격의 급여는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이 포함된다면 최저임금의 절대적인 수준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상대적인 기준도 변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경된 기준 하에 최저임금의 수준을 국제기준의 평균선에 맞출 필요가 있다.

 

즉, 첫 번째로 최저임금의 절대적인 수준과 상대적인 수준을 중위임금 50%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로 그렇게 조정된 최저임금을 바탕으로 그 이후에는 물가수준과 경제성장률, 실업자의 비중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일정한 공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노사 배제하고 일정한 공식 따라 결정해야

 

이러한 과정을 통해 향후에는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 방식의 재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일정한 공식에 의해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면, 노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전문가들이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훨씬 나을 것이다. 최저임금에 관한 상이한 통계에 기반해 상대방의 의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분란만 조장하는 노사를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에 구태여 직접 참여시킬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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