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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지속적인 경제성장 위해선 대기업정책 일관성 있어야

매일경제신문 원고 2003.06.12

지속적인 경제성장 위해선 대기업정책 일관성 있어야

장용승 기자

매경-KDI국제정책대학원 정책토론회가 '정부의 경제정책,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 주제로 11일 매경 본사에서 열렸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최근 경기위축이 경기순환, 정책혼선, 성장잠재력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터지면서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정책집행상의 혼란으로 경기위축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정책의 문제점

토론자들은 전반적으로 참여정부가 내세운 경제 관련 국정과제 그 자체엔 무리가 없지만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안이 미비하거나 충분한 협의를 거친 정부의 종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라고 이들은 비판했다.

현오석 소장은 참여정부 정책의 문제점으로 △충실하지 못한 시장원리 △정책의 일관성 부재 △내부적 조율 내지 정부정책의 리더십 결여 △선제적 정책대응 미흡 △성장잠재력 보다 분배정책에 치중 등을 지적했다.

현 소장은 "두산중공업, 철도노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문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은 기본적으로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두지 않은 합의 도출로 정책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현 소장은 국가중점과제의 경제정책에 대한 경제부처와 위원회 및 태스크포스팀간 조정 능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함시창 소장은 "청와대의 말이 자주 바뀌어 밑의 사람들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출지 모르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함 소장 "노동문제나 복지문제의 해결과정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지 않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라며 "설령 노조의 입장에 동조하더라도 정부는 국가경제 전체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의무가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상당히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의 경직성 문제 때문에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고 있어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근로자와 노조를 구분해야 하며 특히 노조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영철 논설위원은 "참여정부는 '참여'와 '사회통합' 기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참여'와 '사회통합'이 사회갈등과 사회적 세력균형의 급격한 전도라는 형태로 나타나면서 통합이 아닌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또 "현재 경제팀에는 리더는 없고 각자 제 목소리만 내고 있다"며 "대통령이 모든 문제에 대해 국민들과 대화하는 것보다는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힘을 실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교수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등 참여정부가 내세운 국정과제 목표는 잘 설정돼 있다"며 "그러나 이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미흡하기 때문에 구조개혁 측면에서 분명한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현재의 경제상황이 시급한 대증요법을 요구하는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실행가능한 정책 어젠다의 지속적인 개발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책과제

토론자들은 참여정부의 단기 과제로 경기대책, 중장기 과제로 성장잠재력 확충을 꼽았다.

중장기 과제인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현오석 소장은 "경기를 어떻게 빨리 회복시키느냐가 참여정부가 해결해야 할 단기 과제지만 정책수단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해야 하며 금리정책도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소장은 또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 95년 1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이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며 "수출단가가 지난 5년동안 계속 떨어지고 있는 등 경쟁력이 약화돼 한국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덫'에 빠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선도하지 않는 이상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은 "내수만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어렵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노사간 계약적 관계, 법률적 관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위원는 "국민들은 사회적 파트너십(social partnership)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국가발전을 위해 이익단체들이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교수는 "중장기적 구조개혁안 등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근본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계승될 수 있는 정책 인프라 등 향후 5년 경제운용의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한 보여주기식 조치에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시창 소장은 "5년 뒤 1인당 국민소득을 1만50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등의 단순하고 분명한 비전 제시가 중요하다"며 "새로운 비전에는 경제의 투명성 확보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 소장은 "물론 재벌과 전쟁을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외환위기부터 최근의 SK사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경제위기의 원인인 재벌체제에 대한 개선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고질병은 치유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신문 2003/6/12/4면> [매경KDI정책토론] 지속적인 경제성장 위해선 대기업정책 일관성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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