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 돌파·소비심리 회복 뚜렷
정책 효과의 지속성과 구조 개혁이 관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개 분기만에 1%대로 올라서며 우리 경제가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2분기 이후 이어졌던 부진에서 벗어나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민간 소비는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업황 호조와 함께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투자 역시 감소 폭이 많이 축소되었다. 여기에 미국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선방하면서 성장을 뒷받침했다.
반기별 성장률 추이를 보면 회복세가 더욱 뚜렷하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상반기 0.3%였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1%대 중반으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IMF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 3.2%에서 내년 3.1%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경기 회복의 핵심은 소비심리 개선이다. 연초 위축되었던 민간 소비가 살아난 데는 정부의 신속한 추경과 소비지원책이 주효했다. 소비 쿠폰 지급, 지방 중심 소비 활성화 정책 등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수 활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여기에 주식시장 강세도 소비심리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는 4000선을 돌파하며 약 45% 상승했는데, 이는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산효과(wealth effect)’-즉 주가 상승이 가계의 자산 가치를 높여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저평가받았던 우리 증시가 상법 개정, 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자본시장 개혁 정책에 힘입어 신뢰를 회복한 결과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미국의 관세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점검해야 하며, 무엇보다 경제의 기본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 민간 소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계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 여력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의 소비 회복세가 일회성 정책 효과로 그치지 않고 자생적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소득 증대와 고용 안정에 힘써야 한다.
둘째,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들이 생산성 높은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재정·세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특히 건설경기 회복세를 지속 관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요구된다.
셋째, 대외 충격에 강한 경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수출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해 특정 국가나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대전환’과 첨단 혁신산업 육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정책 자금이 혁신 분야로, 효율적으로 배분되기 위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의 경기 회복세와 주가 상승이 실물 경제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연결되느냐가 향후 경제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단기 부양책에 머물지 않고 구조 개혁을 병행할 때, 우리 경제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이태석 KDI 선임연구위원·한국연금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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