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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갈등관리시스템: 선진적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과제
갈등관리시스템의 개선 전략

김동영2008.12.18

갈등관리시스템의 개선 전략

김동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거의 모든 공공 분야에서의 빈번한 갈등의 발생과 비효율적인 갈등의 해소 양태로 인하여 국가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갈등해소 시스템 또는 갈등관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거나 부실하다는 인식을 가져오고 있음. 한 국가의 갈등관리 시스템을 구축 또는 선진화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하여 먼저 고찰해야 하는 네 가지 선행 질문이 있음.

첫째, 한국의 갈등관리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존재한다면 갈등관리시스템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즉 갈등관리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한 것임. 둘째, 한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공공갈등을 한 번에 효과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갈등관리시스템이 존재하는가 하는 것임. 셋째, 갈등관리시스템을 선진화 또는 업그레이드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임. 마지막으로, 넷째, 어떻게 그러한 시스템의 선진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질문임.

이 선행질문의 답으로서, 첫째, 한국의 갈등관리시스템은 없는 것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고 있으며 다만, 그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양태들을 규칙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것임. 또한 갈등관리시스템은 단지 갈등 해소 절차를 규정하는 ‘제도’ 뿐만 아니라, 갈등당사자들로 하여금 그 제도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인하는 ‘동기’가 제공이 되어야 하며, 동기가 부여되었다고 하더라도 협상, 조정, 문제해결 능력, 절차의 운영 능력, 등의 갈등 당사자들의 ‘역량’이 충분해야 하며, 또한 경우에 따라, 갈등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3자들로 이루어진 인적 자원과 갈등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정보’ 자원, 절차 진행 및 Joint-Fact-Finding에 사용될 수 있는 재정적 자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따라서, 제도, 동기, 역량, 자원 등의 갈등관리 시스템 구성 요소에 대한 포괄적인 밑그림을 가지고 개선에 나아가야 함. 제도만 구축하고 동기 부여에 소홀하다거나, 당사자들에 대한 역량 강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선이 매우 힘들어 질 수 있음.

둘째, 공공갈등에는 여러 종류의 유형이 존재하며 각각의 유형별로 다양한 갈등해소시스템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그 시스템들을 개선하기 위하여 유형별로 다른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임. 따라서, 국가 행정에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갈등관리기본법 등의 제정 노력과 더불어, 갈등의 해결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특정 분야의 개별 법령들의 고찰과 그를 통한 개선 노력이 함께 필요함. 예를 들어, 중점적으로 볼 수 있는 사항은 개별 법령이 갈등 당사자들의 관계 즉, 힘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도록 해 주고 있는가를 참고할 수 있음. 갈등 당사자간 힘의 분배가 특정 법률에 의하여 편향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에는, 갈등 당사자들은 힘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하여 약자의 경우 또 다른 힘에 의존하여 갈등을 해소하려고 하고, 강자의 경우는 기존의 법령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 당사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큼. 이러한 상황에서의 제3자의 조정 노력도 갈등 당사자의 관계가 균등하게 이루어져 있는 경우보다 더욱 힘들게 됨.

셋째, 국가의 전반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의 선진화라는 의미는 그 각각의 유형별 공공갈등의 해소 과정에서의 저비용, 고편익의 구조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임. 저비용, 고편익과 연관된 갈등해소절차는 실익(Interests)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방식이고 고비용을 유발하는 갈등해소 방식에는 권리 (Rights)에 기반을 둔 법정 소송이거나 힘의 논리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충돌하는 방식인 경우임. 따라서 선진화된 갈등관리시스템이란 특정 분야, 또는 사회, 국가에서 갈등 해결 양태가 주로 대화를 통한 실익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방식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먼저 사용되고, 그 다음에 권리에 기반을 둔 해결 양식이 그 이후에 더 적은 양으로 사용되며, 최후에 힘에 기반을 둔 해결 방식이 가장 적은 비율로 사용되는 시스템을 의미함. 또 다른 방식의 갈등관리시스템의 선진화를 평가하는 방식으로는 시스템이 유발하는 비용과 편익을 ‘갈등해소에 걸리는 시간’, ‘갈등해소에 드는 여러가지 비용(예, 행정비용, 소송비용)’, 갈등당사자들의 결과와 절차에 대한 만족도,’ ‘갈등해소상태의 지속성,’ 그리고 ‘갈등해소결과의 합리성’ 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평가하여 일정 시간 이후에 이러한 변수들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음.

넷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일반법을 신설하거나 개정하여 사회 전반의 모든 공공 갈등에 적용되는 행정절차에서 큰 변화를 일률적으로 추구하는 방법을 통해 전반적인 갈등관리에 대한 관심 및 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한 반면, 각각의 유형별로 갈등관리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그 유형별 갈등관리시스템을 각각 선진화하게 될 때, 궁극적으로 국가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의 선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임. 예를 들면, 비선호시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 갈등에서, 실제 갈등해소를 위한 절차가 제도적으로 구축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제도가 갈등관리 시스템에서 저비용, 고편익을 창출하도록 제대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고찰하고, 안되어 있다면 수정을 하여야 하며, 갈등 당사자들이 그러한 제도를 사용하도록 하는 동기가 구현이 되고 있는지, 안되고 있다면 왜 그러한지를 또한 연구하여 고쳐야 함.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대표들도 그러한 제도를 사용할 때 필요한 지식, 또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하며, 제3자의 활용이나 정보적 자원, 물적 자원의 공급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함.

갈등관리시스템의 구성 원칙에는 다음과 같은 6원칙이 있음.

    1원칙 이해관계 (실익)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2원칙 이해관계에 기초한 협상 방식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3원칙 낮은 비용을 유발하는 권리 또는 힘에 의한 방식을 제공한다.
    4원칙 이해당사자간 협의 (Consultation)와 절차사용에 대한 평가 피드백 (Feedback)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한다.
    5원칙 여러 절차들을 배치할 때 저비용의 절차부터 고비용의 절차 순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6원칙 절차들의 올바를 사용을 위해 필요한 동기, 역량, 자원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갈등관리시스템의 개선이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갈등관리 절차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갈등당사자인 정부 내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간의 갈등당사자들이 새로운 유형의 방식에 대한 결과의 불확실성과 익숙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많은 저항과 시행착오를 겪게 됨. 이러한 저항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여지고 있음. 이러한 내부적인 저항과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갈등관리시스템 분야의 Latecomer로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임.

저항을 줄이는 방법은 일단 이러한 새로운 절차들이 비용과 편익에 있어서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소수의 실험을 통하여 입증하고 전파하는 데 있으며, 또한 이러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정부 내 혹은 민간 부분의 핵심 인사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그들의 갈등관리에 대한 개념 및 가정(assumption)과 지식 (Knowledge), 그리고 기술 (Skill)을 향상시키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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