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요지>
저는 앞으로 KDI 직원 모든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감안해서 기관을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 그 동안 KDI가 우리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수고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간략하게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KDI 위상 변화
KDI는 한국경제 발전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을 선도하는 국내유일의 종합정책연구소로서 자리매김해 왔으나 최근에 와서는 그 위상이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축소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이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선도연구의 필요성
예를 들어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선진국들의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고민해온 데 비해,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에 들어서야 고령화 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KDI가 고령화사회연구를 오래전에 시작해서 연구결과를 미리 내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가사회의 아젠다를 사전에 파악해서 제시하는 장기비전연구에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경제의식 제고에 기여
청소년들이나 젊은층들의 경제원리나 현상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심지어는 사회지도층 인사들까지도 경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러한 이해부족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1990년대
초반 국민경제교육연구소에서 발간한 정책홍보잡지 ‘나라경제’가 국민들에게 경제정책
내용을 소상히 알리는 등 활발하게 홍보활동을 펴왔는데, 최근에는 이런 활동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KDI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보다 민간연구기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현실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예전과 똑같은
방식은 아니더라도,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상당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경제정보센터만의 일이 아니라 연구원 전체가 함께 노력할 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곧 KDI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 아닌가합니다.
또한
세계유수의 연구소, 그리고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유수연구소들과의 정기교류를
정례화 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KDI의 국제적 위상제고와 아울러 세계적인 관심사를
공유하는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국제연수사업
등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연구부서, 경제정보센터, 공공투자관리센터, 국제정책대학원 간에 유기적인
상호연관성을 높임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정책연구의 고객인 정부와의 관계정립
KDI의 주요 고객인 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DI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KDI의 연구결과가 정부의
정책기조와 상충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 KDI가 곤혹스러워지는 경험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KDI는 국민을
위한 기관이고 국민을 위해 정책을 만드는 곳이 정부이므로 고객으로서의 정부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구분하고, 때론 처방하며 때로는 동의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의사는 환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쓴 약을 처방해야 하듯이
KDI는 국민을 위해 마련된 모든 정책이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처방하고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KDI는 비판받고 질책당할 수 있지만 국가 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다는 스스로의 존재근거에 뚜렷이 딛고 서 있을 수 있다면,
정부와 그리고 국민과의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관계를 결과적으로 추수하는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KDI는 보다 큰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산출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의사를 신뢰할 수 있을 때 의사의 처방을 따르듯이 KDI의 연구결과나 정책제언은
항상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정부에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종합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수행
KDI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맏형입니다. 이는 역사의 길고
짧음에 관련된 문제라기보다는 KDI의 설립취지가 반영된, 종합경제정책연구소라는
정체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KDI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23개 연구기관중
하나로 여겨져는 안 될 것입니다. 전문적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소들이 있으므로 KDI는
그 분야 연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KDI는 그 모든 전문분야를
조율하고 종합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취임사에서 밝힌 몇
가지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가는 과정에 있어 모두가 서로를 돕고 격려하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5. 11. 24.
원장 현 정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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