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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사회복지路 달리는 버스…내년엔 운전 이렇게 해라 [Big Picture]

매일경제신문 2021.05.27

사회복지路 달리는 버스…내년엔 운전 이렇게 해라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기초생활보장제 치명적 단점

 

수혜자격 제한, 사각지대 많아

 

대안으로 떠오른 負의 소득세

 

재정 부담에 당장 시행 어려워

 

 

사회보험 전국민에 확대하고

 

소득에 따라 보험료 납부해야

 

각 공단으로 흩어져있는 징수

 

국세청에 일원화해야 효율적

 

 

돌봄등 사회서비스도 바꿔야

 

공공기관 무상제공 방식보다

 

필요한 국민에게 이용권 주는

 

바우처가 복지체감도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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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강동 주민센터 종합복지 창구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매경DB] ▲출처-매일경제

 

양극화 심화, 일자리 감소, 가족관계 약화 등 경제·사회 여건의 급변으로 새로운 사회보장제도 틀을 짜야 하는 시점이다. 자연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사회보장 아이디어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회보장제도를 지향해야 하는가? 사회보장은 크게 저소득층 소득 보장, 위험 대비 사회보험, 돌봄 등 사회서비스로 구성된다.

 

 

1. 저소득층 소득 보장 방안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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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매일경제

 

2014년 서울 송파 세 모녀, 2018년 증평 모녀, 2019년 관악 탈북 모자, 2020년 방배동 모자의 공통점은? 생활고로 모(母)가 사망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사각지대가 있음을 보여준다.

 

기초생활보장제의 생계급여를 받으려면 월소득 인정액이 기준소득보다 낮아야 한다. 기준소득은 중위 소득의 30%인데 올해 1인 기준 대략 55만원, 4인 기준 146만원이다. 기준소득에 미달하는 금액은 정부가 메워준다. 부유한 부양의무자가 있거나 본인의 재산이 많으면 받을 수 없다. 이 제도는 수혜 자격을 제한하므로 재정 부담을 낮추는 장점이 있으나 사각지대가 많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으나 수급자의 신청을 필요로 하는 제도 특성상 사각지대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신청 없이 받을 수 있는 기본소득과 부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가 제안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무조건 지급하는 보편복지 방식이다. 자격을 따지지 않으니 낙인효과가 없고 행정비용은 절감되나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반면 NIT는 소득이 적을수록 지원을 더 해주는 선별복지 방식이다. 기준소득 월 100만원, 보전율 50%를 예로 들자. 소득이 80만원이면 기준소득에 20만원이 모자라므로 그 50%인 10만원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소득이 없으면 월 50만원을, 월소득이 100만원 이상이면 0원을 받는다. 저소득층을 폭넓게 지원하는 장점이 있다.

 

기본소득이나 부의 소득세나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전직 경제관료들이 펴낸 책 '경제정책 어젠다 2022'에서는 성인 월 50만원, 18세 이하 30만원을 보장하는 부의 소득세에 연 170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기본소득으로 같은 금액을 보장하려면 290조원이 든다고 한다. 올해 국가예산은 558조원이다. 두 방안 모두 복지 등 다른 지출을 대폭 줄여야 가능한데 그 가능성이 의문이다. 방식을 비교하면 표1과 같다. 세 방식의 공통적 문제점은 근로 능력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 국민 기본소득은 재정 부담이 커 도입하기 어려우나 청년기본소득은 고려할 만하다. 취업 준비를 도와 계층 이동을 활성화하므로 효과가 크다. 또 청년층은 대체로 소득이 적어 부자도 받는다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작다. 짧은 기간만 줘 재정 부담도 작다. 고교 졸업 후 7년 사이에 청년 기본소득을 5년 동안 지급해보자. 그사이에 취업을 준비하라는 취지다. 정부 발급 클린카드에 입금하면 현금 인출도 안 되고 유흥에는 사용할 수 없다. 내년에 10만원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월 20만원으로 늘려도 연 5조3000억원이면 된다.

 

장기적으론 부의 소득세가 매력적 대안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복지지출을 대폭 감축해야 하므로 즉각 시행은 어렵다. 기초생활보장제를 개편해 점진적으로 부의 소득세로 이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2.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방향

 

1단계로 기초생활보장제의 부양의무자 조건을 폐지하자. 정부는 내년까지 부양자 조건을 삭제하면서 고소득·고자산가의 부양의무는 유지할 계획이나 이 역시 없애야 한다. 자산 기준은 당분간 유지하다가 2단계에서 폐지하자.

 

아울러 근로유인형 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하자. 지금은 기준소득 미달액을 100% 보전해주기 때문에 버는 만큼 정부 지원이 감소한다. 이래선 일할 유인이 약화된다. 보전율을 80% 정도로 낮춰야 한다. 그러면 소득이 10만원 늘 때 정부 지원이 8만원만 감소한다. 표2의 음영에서 보는 것처럼 제도 개선 이전에는 돈을 벌어도 총소득에 변화가 없으나 개선 후에는 늘어나게 되니 근로 의욕이 강화된다. 단 보전율을 낮추면 수급자가 불리해지므로 기준소득을 현행 55만원에서 70만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

 

이러한 근로유인제는 모든 주체에게 유리하므로 도입을 피할 이유가 없다. 표2의 음영 비교에서 보듯이 모든 소득구간에서 수급자의 총소득이 증가한다. 반면 근로 확대로 정부 부담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금 10만원 벌던 사람이 제도 도입 후 20만원을 벌게 되면 표2에서 보듯이 정부 지원은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줄게 된다. 기준소득을 70만원으로 올릴 경우 55만~70만원을 버는 근로자가 신규로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는 점은 재정에 부담이다. 그러나 이 경우 극빈곤층 위의 차상위계층도 보호를 받게 되므로 이들을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를 대신 줄이면 된다.

 

2단계로 생계급여 지급을 가구 단위에서 개인 단위로 바꾸고 자산의 소득 환산도 중단하자. 그러면 소득 없는 노인 계층이 모두 기초생활보장제도에 편입되므로 기초연금은 폐지할 수 있다. 대신 근로능력연동제를 추가하자. 근로능력이 있는 젊은이를 국가가 평생 부양하는 것은 옳지 않다. 헌법 제32조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개인의 나이, 건강, 학력을 감안해 기대소득을 설정하고 실제 소득과 기대소득 중 큰 쪽을 소득인정액으로 삼자. 예컨대 20대 건강한 대졸자의 기대소득을 월 100만원으로 설정하면 실제 소득이 없어도 소득인정액이 100만원이므로, 정부 지급은 0원이 된다. 그러나 근로능력이 있다고 생계급여를 안 주는 것은 가혹하다. 12개월 동안은 실제 소득만을 적용하되 13번째 달부터 기대소득을 적용하면 어떨까. 그러면 20대 청년이 소득 없이 백수로 지낼 경우 1년간은 정부 지원을 받지만 그 이후엔 기대소득이 적용돼 정부 지원이 끊기게 된다. 1년이 지나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청년에게는 공공일자리를 제공하면 된다. 2단계 중 기준소득은 더 높이고 보전율은 더 낮춰야 한다. 그러다 기준소득이 면세소득 수준까지 올라가면 근로능력 연동형 부의 소득세로 전환하는 셈이다. 이 과정을 정리하면 표3과 같다.

 

 

3. 전 국민 사회보험과 통합징수

 

사회보험이란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일컫는다. 이 중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로 확대되긴 했으나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여전히 사업주가 있는 노동자가 주요 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등은 배제돼 왔다. 정부도 고용보험에 작년 12월 예술인을 포함했고 올해 특수고용직→내년 플랫폼 종사자→2025년까지 자영업자 순으로 대상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모든 사회보험을 전 국민에게 확대해 직장과 무관하게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그 전제 조건은 보험료 부과를 위한 소득 파악이다. 최근 국세청의 소득 파악 역량이 강화됐는데 추가적으로 월 단위 소득 파악이 가능해져야 한다.

 

보험료 징수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는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고용보험+산재보험)이 징수와 급여 업무를 각각 수행한다. 고지 업무만 일원화돼 있다. 세 공단의 징수 업무를 국세청으로 이관해 국세청이 모든 사회보험료를 세금처럼 통합징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는 각 공단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어려운 개혁이나 전 국민 사회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변화다.

 

 

4. 바우처 방식으로 사회서비스

 

사회서비스란 정부가 보건, 돌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공공기관을 통해 무상 제공하는 방식과 필요한 국민에게 이용권(바우처)을 제공해 시장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 있다. 무상 제공은 모든 국민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으나 당연히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공공기관의 독점 공급으로 경쟁이 없어 비용이 더 상승하는 측면도 있다. 무상이므로 수요가 많아져 급한 수요를 가진 국민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문제도 생긴다.

 

반면 바우처제도는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용권을 주는 선별복지 방식이다. 선별 과정에 관리 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으나 국민이 공급자 중 선택할 수 있어 만족도가 향상되고 경쟁으로 서비스 수준도 높아진다. 아울러 바우처제도는 국민의 복지 체감도를 높인다. 무상서비스는 복지로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우처제도는 이미 도입돼 있다. 현재 국민행복카드에는 사회서비스는 물론 에너지, 분유 등 다양한 바우처가 입금된다. 무상서비스는 한 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반면 바우처는 정부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의 전환기에 처한 우리로서는 당연히 바우처를 택해야 한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의 바우처 전환은 어려운 개혁이다. 서비스를 독점 공급하던 공공기관은 할 일이 줄고, 주무부처 공무원은 퇴임 후 갈 곳이 줄기 때문이다.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미래에 적합하지 않은 옷이다. 디지털 혁명의 환절기에 걸맞은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이를 위해 ①기초생활보장제에 근로유인제와 근로역량연동제를 도입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부의 소득세로 전환해 가자. ②사회보험을 전 국민에게 확대하면서 국세청이 보험료를 통합징수하도록 하자. ③ 공공기관이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를 바우처로 전환하자. 세 가지 모두 매우 어려운 개혁이다. 그러나 개혁이 쉬웠으면 모든 나라가 선진국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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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처-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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