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내일신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제안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논란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프렌드쇼어링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 중심으로 공급망 확보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을 제3국들이 대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설정할 것이다. 반도체와 같은 소수의 핵심기술은 동맹과 리쇼어링 전략을, 그 이외의 품목들에 대해서는 프렌드쇼어링을 적용하는 이원화 구조가 특징이다. '칩4 동맹' 등 리쇼어링 대상은 극히 소수지만 프렌드쇼어링 대상은 광범위하다. 2021년 미국과 EU의 대중수입은 각각 5063억달러와 4713억유로로 합계 1조달러 수준이다.
프렌드쇼어링, 세계산업의 새로운 활력소 역할 예상
네덜란드계 라보뱅크(Rabobank) 산하 연구소가 7월에 발표한 '프렌드쇼어링, 누가 혜택을 볼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서구 선진국에 대한 수출을 대상으로 할 때 저기술 중기술 고기술 품목 각각에 대해 세계 전체적으로 대체 수출이 가능한 국가들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생산비용 상승 문제가 존재하지만 신자유주의 대신 지정학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면서 프렌드쇼어링의 성사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한다. 한편 28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중국의 수출분야 종사인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올 4월 발표된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 '미중 무역전쟁은 그 외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의 연구결과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상으로 양국의 상대국에 대한 수출은 줄었지만 제3국의 대미 수출과 세계 수출은 증가해 전체적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프렌드쇼어링은 중국 제조업 수출의 독점력을 낮추고 신흥국들의 성장과 수출 증가에 기여할 것이므로, 비난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바람직한 전략으로 호평받을 것이다.
정부의 대응방향으로는 지정학 중심으로 재편되는 환경에 적합한 한국의 새로운 발전전략과 원칙을 수립하고 미국과 중국에 일관된 우리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반영하는 것이 최선이다. 원칙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통상국가로서 자유롭고 안전한 무역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현재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인 반도체는 미국이 기술 제품 장비 모두에 대해 철저하게 법률로 통제하는 특수상황에 놓여 있어 기업들의 선택의 폭이 극히 좁다. 미국은 10나노 이하에서 14나노 이하로 규제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칩4 동맹 참여와 관련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은 정부가 미국과 적극 협의해야 한다. 바이든정부는 강요보다 소통과 설득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적극 개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이 양자컴퓨터용 차세대 반도체를 일본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는 결정과 관련해 정부는 한국의 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할 필요가 있다. 한국산업의 유일한 생명줄은 차세대 첨단기술의 확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등에서도 첨단기술 협력에 성과를 내야 하며 EU와의 협력도 한 단계 격상해야 한다. 끝으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방향과 관련하여 선진국-개도국 연계형 프렌드쇼어링 공급망 전략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한국이 주도해야 할 것이다.
첨단기술 협력과 국내혁신-해외생산 연계전략 성사시켜야
프렌드쇼어링을 통해 새로운 산업발전의 기회를 맞게 될 아세안과 인도는 중국 수출을 원활하게 대체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달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진기업들의 외국인투자 유치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프렌드쇼어링 전략은 세계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민관협력을 통해 국내에서는 혁신, 아세안과 인도에서는 생산에 특화·연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형 산업생태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최선의 산업전략은 시장이 될 미국과 유럽의 기술기업들과 합작·제휴해 혁신 생산 시장이 선순환하는 글로벌 플랫폼화 전략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장윤종 KDI 초빙연구위원, 전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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