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 - KDI 한국개발연구원 - 연구 - KDI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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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확대를 위한 정책 과제

2026.07.27
  • 프로필
    임희현 부연구위원
  • 프로필
    정성훈 산업ㆍ시장정책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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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력 수요가 폭발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은 아직 충분치 않은 실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빠르고, 비용효율적으로 보급할 수 있을까요?

* 본 영상에는 AI로 생성된 영상 및 음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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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피지컬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정부는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보급을 빠르게 확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까요?

그동안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보조금을 지원해 왔는데요.
발전사업자가 태양광·풍력 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전력계통망으로 실어 보낸 뒤, 이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데, 주로 이 판매·수익 단계에서 보조금이 지급되죠.
이 비용은 전기요금에 반영돼 결국 국민이 함께 부담하는데요.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수록 국민의 부담도 커지는 만큼 보조금의 비용효율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석 결과, 보조금 1원이 투입되었을 때, 나오는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풍력 1.18원이었습니다.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은 확인됐지만, 1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 시장이나 환경 변화에 따라 편익이 줄어들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조금의 비용효율성을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요. 여기에는 2가지 핵심 요인이 있습니다.

먼저 학습효과입니다.
학습효과란 사업자의 경험과 기술이 쌓일수록 다음 사업을 추진하는 데 드는 비용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공급탄력성인데요.
보조금이나 전력 가격이 바뀔 때 사업자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해 투자를 늘리는지를 뜻합니다. 공급탄력성이 높을수록 편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자 인터뷰)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은 서로 연결돼 있는데요.
발전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될수록 사업자들이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학습효과도 더 크게 나타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보조금이 설비를 늘리고 ("공급탄력성 up"), 학습효과로 비용이 낮아지며 ("학습효과 up"), 그게 다시 추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강해집니다. 이 선순환이 잘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면, 보조금의 효율을 지금보다 더 높일 여지가 있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많이 투입해 왔음에도,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발전비용이 비슷한 다른 나라보다 낮은 편입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로막는 또 다른 병목이 있다는 건데요... 과연 무엇일까요?

분석 결과, 발전비용이 비슷해도 전력계통과 자본조달에 병목이 생기면, 보급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병목, 전력계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154% 늘어나는 동안 송전망 확충은 26%에 그쳤습니다. 전기를 많이 만들어도 보낼 길이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큰데,
남는 전기를 저장하거나, 인근 지역에서 충분히 소비할 수 있는 여건도 잘 갖춰져 있지 않고요.

두 번째 병목, 자본조달의 문제입니다. 
전력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수익이 불안정하다 보니, 사업자는 미래 수익을 예측하기 힘듭니다. 금융기관도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려워 자금을 빌려주기 어렵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재생에너지의 비용효율성을 높이면서 보급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까요?
먼저 송전망과 저장장치를 확충하고,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해 기업을 전력 생산지로 유치하는 등 생산된 전기가 그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자본조달 문제는 발전사업자가 민간 기업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한을 풀어 다양한 수익 채널을 확보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대규모·장기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의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고요.

여기에 보급 지원 정책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차액계약제도입니다. 시장 가격이 기준보다 낮으면 차액을 메워주고, 높으면 초과분을 회수해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일정하게 보장해 주는 제도죠.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되 사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투자와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보급 지원 정책의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습니다.

(저자 인터뷰)
재생에너지를 빠르고 비용효율적으로 확대하려면 전력계통과 자본조달, 보급 지원 정책, 세 축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야 재생에너지가 미래 산업을 뒷받침하는 전력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시급한 가운데, 이를 촉진할 보조금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과연 보급 가속화와 정책 효율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까? 분석 결과, 현행 보조금 제도(RPS-REC)는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을 갖추었으나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더욱이 전력계통 연결 지연과 자본조달 제약의 구조적 병목이 서로 맞물리면서 보급을 지연시키고 있어, 보조금의 효율성마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보급 속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면 보조금 제도의 합리화, 전력계통 확충, 자본조달 환경 정비가 빠짐없이 통합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Ⅰ.  문제 제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고, 탄소중립과 관련된 글로벌 규범도 점차 현실화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의 필요성이 국가 경쟁력과 경제안보 차원으로m확대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에 대응하여 2030년까지 100GW(태양광 87GW, 풍력 9GW, 기타 4GW) 누적보급 목표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림 1]에서 보듯 2026년 상반기(26H1)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39.1GW에 그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매 반기 평균 6.8GW 이상의 신규 설비를 보급해야 한다. 이는 지난 5.5년간의 실적 평균(1.7GW/반기)의 4배 수준이며, 구체적으로 태양광은 약 3.6배, 풍력은 약 10배 빠른 보급 속도를 요구하는 수준이다.

정부의 2030년 목표치인 재생에너지 100GW 누적 보급량은 과거 대비 4배 빠른 보급 속도를 요구한다.

더군다나 지금까지의 실적도 상당한 보조금을 통해 얻어낸 결과임을 감안해야 한다. 대표적인 보조금 제도인 신 ·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만 하더라도 2025년 연간 4.5조원의 비용이 투입되었고, 2012년 도입 이후 누적 규모는 약 28조원에 이른다. 이 비용은 국민이 납부한 전기요금의 일부 항목으로 충당하는 만큼 후생 문제와도 직결된다. 즉, 보조금 투입이 우리 사회에 주는 편익보다 비용이 더 크다면 보급 확대의 명분으로 추진해 온 보조금 제도의 정당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보조금 투입이 급증한 상황에서 비용효율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빠르게 확대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주요 수단인 보조금의 비용효율성도 제고해야 하는 두 가지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경제적 유인을 촉진하는 보조금 설계와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핵심 병목들의 해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위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에 초점을 두고 분석을 진행하며 정책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재생에너지 보조금의 비용효율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보급을 빠르게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Ⅱ.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의 비용편익 분석

분석에 앞서 [그림 2]의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을 기억해 두자. 재생에너지 보급의 주체인 발전사업자는 그림과 같이 설비를 설치하고 생산한 전기를 전력계통망으로 실어 보내야만 판매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각 단계에서 어떤 제도와 환경을 조성해 주는지가 발전사업자의 보급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행 RPS는 판매 · 수익 단계에서 보조금을 지급하여 보급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먼저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 ·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직접 발전이나 공급인증서(REC) 구매로 의무를 이행하게 한다. 그런 다음 한국 전력이 의무이행에 든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처럼 원래 발전 수익에 REC 판매 수익까지 추가되니 발전사업자의 보급 유인은 강화된다. 그러나 그렇게 늘어난 보급이 정산보조금을 최종 부담하는 소비자에게 과연 얼마만큼의 편익을 제공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현행 보조금 제도는 발전 수익에 공급인증서 판매 수익을 추가 지급하여 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보급 유인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는 REC 보조금이 1원 추가로 지급될 때 사회 전체가 얻는 편익이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RPS-REC 제도의 비용효율성을 평가했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와 모수를 적용하여 2020년 기준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을 추정한 결과,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태양광은 1.33원, 육상풍력은 1.18원으로 나타났다. 두 기술 모두 사회적 편익이 비용을 웃돌아 최소한의 경제적 타당성이 확인된 것이다.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풍력 모두 1원을 상회하여 경제적 타당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표 1>의 사회적 편익(A)을 구성하는 항목을 보면, 우선 보조금을 받는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가치(1원)가 있다. 여기에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해 줄어든피해의 가치, 즉 환경편익이 더해진다. 재생에너지가 석탄 · 가스 발전을 1kWh 대체할 때마다 이산화탄소(기후 피해)와 미세먼지 · 황산화물(건강 피해)의 배출이 줄어드는 데, 이렇게 줄어든 피해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 환경편익(태양광 0.53원, 풍력 0.80원)이다. 또한 설비를 많이 설치할수록 노하우가 쌓이면서 추가적인 설치비용이 감소하는 소위 학습효과(learning-by-doing)가 미래의 추가 편익(태양광 0.69원, 풍력 0.75원)을 낳는다. 전기요금 하락이 소비를 늘려 환경편익을 일부 되돌리는 반등효과(기타) 등을 모두 반영하면, 사회적 편익의 합계는 태양광 2.07원, 풍력 2.39원이 된다.

사회적 편익은 주로 탄소 감축과 대기질 개선, 그리고 누적 설치에 따른 발전단가 하락(학습효과) 에서 발생한다.

다음 정부 순비용(B) 항목을 살펴보자. 보조금이 1원 늘어나면, 그 효과는 1원의 직접 지급(이전 지출)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조금이 늘면 발전사업자들이 투자를 늘리는데, 이렇게 유발된 추가 설비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재정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 추가 부담이 재정 외부성이다. 특히 한국의 REC는 설치된 설비가 전력을 생산 · 공급하는 한 계속 발급하도록 설계되어 재정 외부성이 클 수밖에 없다. 풍력은 재정 외부성이 1.02원에 달해 보조금 1원이 사실상 2.02원의 비용 부담(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낳고, 단위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태양광(풍력에 적용되는 가중치 1.2가 없음)도 재정 외부성 0.56원이 더해져 순비용이 1.56원에 이른다. 결국 두 기술의 1원당 편익 차이(1.33원과 1.18원)는 편익보다 정부 순비용의 차이에서 주로 기인한다.

분석된 보조금 1원당 편익은 REC 가격이 상승하면 더 낮아질 수 있어, 비용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상의 결과만으로 현행 보조금 제도가 충분히 비용효율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1.33원과 1.18원은 2020년 기준의 추정치일 뿐 고정된 값은 아니며, REC 가격이 상승하면 정부 순비용 증가로 1원당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해서 얻은 미국의 2020년 기준 보조금 1원당 편익 추정치(태양광 3.50, 풍력 5.21)에 비해 서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RPS-REC 보조금의 편익은 비용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며, <표 1>의 값들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하여 편익은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안정된 수익이 예측되는 보조금 제도 설계를 통해 발전사업자의 대규모 설비 확충을 유도하면, 학습효과의 크기가 더 커져 보조금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1원당 편익을 크게 좌우하는 요인 두 가지는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이다. 특히 학습효과의 경우 현행 보조금 제도의 성패를 가를 정도인데, <표 1>에서 학습효과를 빼면 1원 당 편익은 태양광 0.89원, 풍력 0.80원에 그친다. 두 기술 모두 편익의 3분의 1가량이 미래의 비용 하락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학습효과는 발전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환경에서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면 사업자가 투자 위험을 덜고 설비 확충을 크게 누적시킬 수 있어 비용 하락의 폭도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이 나오도록 보조금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보조금의 비용효율성 역시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한 가지 방안이다.

공급탄력성은 발전사업자가 가격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 투자를 늘리는지를 나타낸다. 이 민감도가 클수록 보조금이 추가 설비투자를 많이 유발하고, 추가 설비는 학습효과를 일으켜 설치비용을 떨어뜨리는 선순환이 작동한다. 일례로 <표 1>은 공급 탄력성을 보수적(‘낮음’)으로 적용한 결과인데, <표 2>처럼 ‘높음’ 수준으로 올리면 1원 당 편익은 태양광 3.84원, 풍력 1.57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실제로도 공급탄력성을 높일 수 있을까? [그림 2]에서 발전사업자의 투자는 보급 과정의 단계별 환경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예컨대 설치 단계에서 자금조달이 어렵거나 계통 단계에서 혼잡 제약이 발생하면, 보조금에 대한 투자 민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각 보급 단계의 환경을 제도적 · 물리적으로 개선하면 공급탄력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발전사업자가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들을 제도적으로 완화해 줄수록, 투자가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보조금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 보자. RPS-REC 보조금은 1원의 재원으로 1원이 넘는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여 경제적 타당성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충분히 비용효율적이라고 하긴 어렵다. 학습효과가 없었다면 1원을 밑돌았을 것이고, 미국 추정치에 비해서도 한참 낮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값은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개선의 여지가 있다. 특히 발전사업자의 수익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도록 보조금 제도를 설계하고 사업자가 장기 가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의 선순환을 통해 보조금의 효율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

III.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

이제 재생에너지 보급을 빠르게 확대하는 방법에 주목해 보자. 이를 위해 국가별 패널 데이터로 발전비용 외에 보급률을 좌우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한국에서는 그 요인들의 여건이 어떠한지 진단했다.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지 않는 이유로 발전비용이 비싸다는 점이 흔히 거론된다. 실제로 일사 · 풍황 등 자연조건의 열위와 토지 · 인허가 · 수용성 부담으로 한국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발전 설비의 건설 · 운영 비용을 총발전량으로 나눈 단위 전력 단가)은 [그림 3]에서 보인 바와 같이 주요국보다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림 3]은 한 가지를 더 보여준다. 한국의 실제 발전 비중(붉은 점)은 비슷한 LCOE 수준의 국가들에서 기대되는 평균(추세선)보다 낮아, 비용 외에 별도의 제약이 보급을 추가로 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은 높은 발전비용을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낮은데, 이는 비용 외 구조적 제약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LCOE로 설명되지 않는 이 격차가 어디서 발생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본 연구는 국가 별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재생에너지 보급률의 결정 요인을 실증분석했다. 발전비용(LCOE) 외에 전력계통 여건(전력망 품질 · 유연성)과 자본조달 여건(민간 신용 · 외국인투자)을 핵심 설명변수로 포함했다. 다만, 계통 · 자본에 특화된 지표(접속 대기 · 출력 제한율 · PPA 성숙도 등)가 이상적이나 다국가 비교 데이터가 없어, 전력 손실 비중과 민간신용/GDP 비율처럼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지표로 각각 대체했다. 이 밖에도 통제변수로 석유 지대/GDP, ln(1인당 GDP), 제조업 비중, 에너지 수입 비중을 포함했다. <표 3>의 (1)과 (4)열에서 보이듯이, LCOE가 낮은 국가일수록 보급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으나, 연도 고정효과로 전 세계적 LCOE 하락 · 보급률 상승의 공통 추세를 제거하면 이 관계는 사라진다. 반면, 전력계통 · 자본조달 여건을 포함하면((3) · (6)열) 이 두 여건이 유의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발전비용이 비슷해도 전력계통 · 자본조달 여건이 개선되면 보급 비중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국가 패널자료 분석에 따르면, 전력계통과 자본조달 여건이 개선되면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두 여건은 어떠한가. 전력계통과 자본조달 모두에서 구조적 미비가 확인된다. 첫 번째 병목은 전력계통이다. 재생에너지는 발전 시점이 수요와 어긋나기 쉬운 데다(태양광은 한낮, 풍력은 바람 부는 시간에 집중), 한국은 발전에 유리한 지역(남부 · 서남해안)과 소비지(수도권) 간 공간적 불일치까지 겹친다. 이렇게 어긋난 전력이 송전 · 소비 능력 을 넘어서면 계통 안정을 위해 일정 계통운영 기준에 따라 재생에너지 등 발전기의 출력이 제한된다. 대응 방안은 송전망 확충과 시공간 격차를 메워줄 분산에너지 · 유연성 자원 확보인데, 한국은 두 여건 모두 미비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 속도를 송전망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급 격차를 메울 시장 여건도 미비해, 전력을 제때 내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먼저 송전망 확충이 발전설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03~23년간 발전설비는 154% 늘었으나 송전망은 26% 확충에 그쳤는데, 설비가 늘어나는 사이 송전선로 건설은 입지 선정, 주민 수용성, 인허가 단계에서 번번이 지연된 결과다. 그 결과, 계통이 포화된 호남 · 제주 등 밀집 지역은 2031년까지 신규 접속이 제한되었다가 최근에야 일 부가 재개되었다. 수급 격차를 메울 분산에너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 · 수요반응 같은 유연성 자원의 여건도 미비하기는 마찬가지다. 분산에너지란 소비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송전 부담을 줄이는 방식인데, 법적 기반은 마련됐으나 이를 유도할 가격 신호(지역별 가격제, 지역별 차등요금 등)가 아직 작동하지 않는다. 유연성 자원 또한 한낮의 잉여 전력을 흡수했다가 부족한 시간대에 되돌려 주며 수급을 맞추지만, 이런 서비스를 정당한 값에 사줄 시장이 미성숙한 상황이다.

두 번째 병목은 자본조달이다. 사업자 수익의 예측 가능성은 자본조달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데, 현행 제도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입은 도매 전력시장가격(SMP)과 공급인증서(REC) 가격에 영향을 받으나 둘 모두 변동성이 커 수익을 가늠하기 어렵다. 두 가격의 변동성을 완충해 줄 안정적 장기 수익 판로도 협소한 상황이다. 하 나는 공단이 주관하는 고정가격계약 입찰인데, 공단이 고시하는 상한가가 상승한 사업비나 현물시장 기대수익에 미치지 못하면서 입찰이 거듭 미달되어 왔다. 민간기업과 직접 맺는 전력구매계약(PPA) 또한 거래 상대방과 규모가 제한되어, 아직 본격적인 확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사업자는 변동성 큰 시장에 노출된 채 안정적 장기 수익을 확보하지 못해,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해상풍력이나 대규모 ESS처럼 사업 수익만을 담보로 장기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사업은, 국내 금융기관의 비소구 금융 경험 부족과 이를 보완할 정책금융의 규모 부족이 겹쳐, 이를 감당할 자금 공급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불어, 안정적 장기 수익 판로가 협소하고 자금 공급 역량도 부족해, 재생에너지 사업에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운 구조다.

두 병목은 서로 맞물려 있다. 계통 병목이 출력 제한 · 접속 지연을 일으키면 사업자가 실제로 판매하는 전력량이 줄어 수익 예측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은 높아진 현금흐름 불확실성에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해 자본조달 비용이 높아진다. 즉, 계통 병목은 그자체로 자본 병목을 심화시키는 경로가 된다. 더욱이 보급이 확대될수록 같은 송전망에 더 많은 재생에너지 용량이 몰려 발전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수용 한계 초과가 더 자주 · 크게 발생하면서, 계통 병목 자체도 보급 비중보다 더 빠르게 심해진다. 실제로 전국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이 6.6%에 불과한 지금도 이런 추세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두 병목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할 경우 보급 속도뿐 아니라 보조금의 비용 대비 편익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

더불어, 두 병목이 보급 속도와 함께 심화된다면, 앞 장에서 확인한 1원당 편익도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출력 제한이 잦아지면 같은 설비가 실제로 판매하는 전력이 줄어 투자의 기대수익이 낮아지고, 보조금이 끌어내는 신규 투자도 위축된다. 자본 접근성 악화 역시 사업자가 가격 신호에 반응하기 어렵게 만들어 공급탄력성을 떨어뜨린다. 두 경로 모두 보조금 1원당 편익을 떠받치는 학습효과 · 공급탄력성의 선순환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즉, 병목을 방치한 채 보급만 끌어올리려 하면 보조금의 효율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다.

Ⅳ.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종합 정책 방향

[그림 2]에서 보여준 재생에너지 보급 과정에 제3장의 진단을 추가하면 [그림 4]와 같다. 첫 단계인 설치 · 생산에서 보급을 제약하는 것은 자본조달로, 안정적 수익 판로와 대규모 · 장기 금융의 구조 · 재원이 함께 미흡하다. 이어지는 송전 · 계통 단계를 제약하는 것은 전력계통으로, 송전망 부족에 따른 접속 지연 · 출력 제한에 더해, 수급의 시간 · 지역 불일치를 완충할 유연성 자원마저 부족하다. 마지막 판매 · 수익 단계에서는 보급 지원(보조금)이 사업 수익을 떠받치는 핵심 수단으로, 그 설계에 따라 비용 대비 효율이 크게 갈린다.

이 단계들은 사슬처럼 이어져 있어, 어느 한 단계의 여건이 받쳐 주지 못하면 보급 전체가 그만큼 지체된다. 더구나 각 단계의 여건은 다른 단계의 작동은 물론 보급 지원의 효율까지 좌우한다. 판매 단계에서 수익이 안정적으로 확정될수록 설치 단계의 자본조달이 견인되고, 보급이 쌓일수록 학습효과로 발전단가가 내려가며, 정책 시그널이 분명할 수록 투자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공급탄력성). 국내 금융기관의 재생에너지 PF 역량 구축 역시, 안정적인 보급 지원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유인이 생긴다. 정부가 지원 제도 개편, 계통 확충, 정책금융 확대 등 정책 기반을 여러 방면으로 넓혀 가고 있으나, 세 방향이 분절적으로 추진되어서는 효과가 제한된다. 이하에서는 각 방향의 핵심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

전력계통, 자본조달, 보급 지원 정책의 세 축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보급의 속도와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첫째, 전력계통은 물리적 용량과 시장 기반을 나란히 갖춰야 한다. 다른 두 과제의 물리적 전제인 만큼 세 축 중 가장 시급하다. 이 축이 막히면 자본조달 · 보급지원이 제 역할을 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용량 측면에서는 송전망 확충이 관건인데, 입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건설의 제도적 · 사회적 장애 해소와 발전-계통 간 정합성 확보로 물리적 수용 능력을 서둘러 늘려야 한다. 시장 측면에서는 수급 격차를 메울 분산에너지 · 유연성 자원의 시장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별 차등요금제로 수요 · 분산전원을 계통 여건이 나은 지역으로 유도하고, ESS · 수요반응 같은 유연성 자원의 시간대별 조절 서비스를 정당하게 보상하는 시장을 갖추면, 민간이 자율적으로 수급을 맞춰 송전망 확충까지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양쪽 모두 최근 관련 법 · 제도의 틀이 마련되기 시작했으니 이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실효적 이행이 관건이다.

송전망과 유연성 자원을 적기에 확충해 출력 제한 및 접속 지연을 줄이고, 장기 계약 체계와 정책금융 확대, 수익 채널 다양화로 수익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자본조달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수익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장기 · 대규모 자금을 실제로 제공하는 금융 공급 측의 구조와 재원을 갖춰야 한다. 수익 측면에서는, 이미 추진되고 있는 경쟁입찰 기반 장기계약이 발전사업자의 실질적인 수익 안정판로로 실효적으로 안착해야 비로소 수익 변동성이 낮아진다. 여기에 더해 PPA의 거래 상대방 · 규모 제한을 완화해 기업 구매를 통한 수익 채널까지 다양화하면, 발전사업자가 안정적 수익원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다. 금융 공급 측면에서는, 대규모 · 장기 PF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정책금융기관이 대형 사업에 참여해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위험 구간을 뒷받침하면, 민간 자금이 함께 유입되는 동시에 시중은행도 사업성 기반 심사 역량을 쌓을 수 있다.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의 선순환이 작동하도록 보조금 정책을 설계하고, 비용편익 분석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지원의 효율성을 지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보급 지원 정책은 학습효과와 공급탄력성의 선순환을 이끄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그 효율을 정기적으로 평가 · 조정해야 한다. 설계 측면에서는, 앞서 언급한 경쟁입찰기반 장기계약의 정산 방식으로서 발전차액계약(CfD)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그 설계에 제2장의 비용편익 분석 결과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RPS-REC와 입찰-CfD 가 유사한 보조금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다년치 경매 물량 사전 공고, 계통 접속 · 인허가가 준비된 부지 중심의 입찰 설계, 가격 · 평가 규칙의 사전 공표 등으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투자와 학습효과 · 공급탄력성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평가 · 조정 측면에서는, 지원 수준과 기간을 기술 성숙도와 사업 여건에 맞춰 합리화하고, 비용편익을 정기적으로 평가 · 공개해 효율이 높은 사업 · 기술에 재원을 우선 배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RPS에서 경쟁입찰로 재생에너지 보급의 틀이 바뀌고 있고, 전력망 · 분산에너지 · 전력시장 제도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정비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최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에서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 할 안정적 전력공급체계 구축 방안을 재차 제시하였다(BESS 등 유연성 자원 확충, 지 역별 요금제, 재생e-기업 간 전력거래 플랫폼, 가상발전소 육성 등). 이러한 전환이 비용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한 보급으로 이어지려면, 어느 한 축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보급 지원 제도를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설계하고, 전력계통과 자본조달의 병목을 함께 풀어야 한다. 세 축이 함께 진전될 때, 재생에너지는 더 빠르게, 더 적은 비용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KDI FOCUS 목차
  • I.  문제 제기
  •  
  • II.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의 비용편익 분석
  •  
  • III.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
  •  
  • IV.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종합 정책 방향
동일 주제 자료 ( 1 )
  • 주요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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