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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경제 성과, 개혁가의 마음으로 이어가자 #거시경제 운용 및 성장전략 #기술혁신 및 창업

국민일보 2026.09.22

수출 48.2% 증가가 벌어준 기회,
지표 지키는 관리자 넘어 
구조 바꾸는 개혁가로

이재명정부 출범 1년3개월, 한국 경제가 도약했다. 지난해 초까지 4분기 연속 0% 내외 성장에 머물렀던 우리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로 높아졌다. 올해 2분기 경상 GDP는 26.4% 증가해 4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1년 전보다 15.6% 늘었다. 2분기 GDP 성장률인 3.7%의 네 배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14년 3만 달러 돌파 이후 12년 만에 4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제 도약의 비결은 수출에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48.2%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수출 순위는 지난해 세계 7위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5위로, 경상수지는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성장의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감소했던 비정보통신(IT) 수출이 올해 두 자릿수 증가세로 돌아서며 IT 수출과 동반 증가한 데 이어 반도체 이외 분야의 설비투자는 올해부터 회복세로 전환했다.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지난해 상반기 0.1% 포인트에서 올해 상반기 2.2% 포인트로 확대되는 등 점차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수출에서 번 소득이 아직 국민경제 전반으로 퍼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가계의 실질 구매력 증가율은 아직 국민총소득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표는 매우 우수하나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취임을 앞둔 신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첫 과제가 경제 지표를 삶으로 연결하는 일임은 그래서 당연하다.

지금의 성적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기술혁신이 만들었다. 관건은 이후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라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때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다만 초대형 투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이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그 기술을 받아낼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본과 인력이 생산성 높은 곳으로 원활하게 이동·연결돼야 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청년과 지방 등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부문에 정책적 역량을 한층 더 집중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 구조개혁은 언제나 누군가의 양보를 요구하기에 불황에는 손대기 어렵다. 경제성장률이 3%를 넘는 지금이야말로 양보하는 쪽에 보상을 지급하면서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는 드물게 열린 창이다. 새 부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리자가 아니라 개혁가의 마음가짐이다. 관리자는 지표를 지키고 개혁가는 구조를 바꾼다. 수출이 벌어준 시간을 무엇에 썼는지가 이 정부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이다.

정대희  KDI 연구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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