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혁2001.08.17
세 번에 걸친 금융실명제 도입 추진 및 수정 과정과 관련된 주요 변수들을 분석해 보면 수익구조와 선거주기, 그리고 개혁의 추진방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금융실명제는 기본적으로 편익 분산-비용 집중 형태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민주화 투쟁 경력이 있는 소수파 정치인이 집권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편익의 상당 부분이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형태로 바뀔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정경유착의 차단과 공정과세의 실현이라는 명분과 정치구도의 재편이라는 실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금융실명제의 도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반해 정치군인 출신인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의 경우에는 비록 자구책 차원에서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약속하기는 했지만, 제도의 도입을 통한 명분상의 편익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정치자금의 불투명성을 활용하여 치부하고 있었던 집권세력이 스스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할 수 있는 제도의 실시에 찬성할 유인은 거의 없었다고 판단된다. 정치자금의 투명성 제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금융실명제의 성격상 선거주기와 추진방법도 제도의 도입 및 수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금융실명제는 아직 미완의 개혁이다. 1997년말 금융자산에 대한 종합과세의 실시가 유보되고 일부 채권에 대한 무기명 거래가 허용되면서 금융실명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차명거래를 견제하고 공정과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종합과세가 실시되어야 하고, 정경유착과 조세포탈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기명 채권은 더 이상 발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금융실명제는 기본적으로 투명성을 제고하는 제도이지 부패를 차단하는 실질적인 정책수단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실효성있는 반부패법 등을 제정하여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체제가 개발독재에서 민주시장경제체제로 이행됨에 따라 정경유착 근절 및 공정과세 실현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강화되어 왔다. 또, 전산화의 확대와 신용카드의 광범위한 사용 등으로 인해 기술적 여건도 성숙되어 왔다. 하지만, 금융실명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념체계 및 기술적 여건은 개혁정책의 추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니다. 앞으로도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직시하고 당위적인 차원이 아니라 정치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개혁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표 9> 금융실명제 정책에 영향을 미친 요인 (1982/82, 1988/90, 19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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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수 |
가 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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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변수 |
수익구조 |
편익/비용 분포 |
편익 분산-비용 집중, 편익 분산-비용 집중, 김영삼 대통령에게 편익의 상당 부분 집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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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수혜구조 여부 |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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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체계 |
개발독재에서 민주시장경제로 이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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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제도 |
정치체제 |
군사독재, 과도기, 문민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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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구조 |
유명무실한 다당제, 다당제 → 양당제, 양당제 → 다당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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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여부 |
여대야소, 여소야대 → 여대야소, 여대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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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제도 |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제로 이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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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주기 |
임기 초반, 임기 초 → 임기 중반, 임기 초 → 임기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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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주기 |
비선거기, 선거 직후 → 비선거기, 선거 직후 →선거 직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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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변수 |
경기 순환기 |
불황, 호황 → 불황, 불황 → 불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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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원조 또는 압력 |
관계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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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여부 |
아님, 아님, 아님 → 경제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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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집단 합의 정도 |
낮은 수준, 높은 수준, 높은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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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변수 |
개혁의 범위 |
포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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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속도 |
사전 예고, 사전 예고, 전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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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협의 과정을 통한 동의 |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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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홍보와 언론의 지지 |
소극적, 적극적, 제도 도입 후 적극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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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세력 확대 노력 |
정부 내 |
소극적, 적극적, 제도 도입 후 적극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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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 |
소극적, 적극적, 제도 도입 후 적극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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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세력 약화를 위한 노력 |
부족, 부족, 공직자 재산공개 등 사정 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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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정책의 수립 |
미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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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절차의 민주성 |
제한적, 높은 수준, 민주적 논의는 이미 완료된 것으로 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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