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1997.08.18
(1997.8.18 토론회자료 요약)
대기업 지배구조는 기업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을 둘 러싼 이해관계자 사이의 형평성, 기업비리 등과 관계가 깊다. "누가 기업을 지배하며, 기업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라는 지배구조의 핵심의문은 바 로 기업의 본질에 관한 것이다.
과거 우리는 소유·지배권의 집중, 오너경영, 선단식 경영과 내부거래 등이 우리나라 재벌 혹은 대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믿었던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같이 겉으로 드러난 특성을 개조하는 정책이 기업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라는 기대 는 위험하다.
기업지배구조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기업이 가장 효율적으로 경영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 유능한 경영자에게 권한을 주고 무능한 경영자를 퇴장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며, 외부자금의 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참 여인센티브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로 지배구조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배구조의 이슈는 결코 효율 차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 이해관계자 사이의 형평성 확보, 기업비리의 근절을 통한 자본주의의 건전성 확보 라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소유집중, 오너경영, 선단식 경영 등을 지배구조의 문제라고 보던 과거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우리나라
대기업 지배구조의 진정한 문제점에 관 한 성찰을 바탕으로 지배구조의 정책과제를 규명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大企業 支配構造의 眞正한 問題点>
· 지배대주주의 횡포가 효율과 형평을 저해하는 문제.
·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기업지배에 있어서 채권자의 역할이 미흡한 문제.
· 기업 자신의 부패, 정부-기업관계에서 발생하는 부패 등 기업관련비리 때문에 기업의 자유와 시장경제에 대한 국민 일반의 지지가 약화되고 한국 자본주 의의 윤리적 기반이 약화되는 문제.
· 그룹총수와 기조실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사실상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 서도 이에 따르는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 (이 문제의 배경에 지주회사의 금 지규제가 있음).
· 비효율적 경영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기업내부 혹은 외부로부터 경영을 견제하는 규율장치가 충분하지 못한 문제.
· 지배권이 세습되는 문제.
1996년에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M&A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상장기업의 공시제도, 소수주주권,
내부감사 및 회계감사, 공개매수제도 등 몇가지 괄목할 만한 제도개선이 있었으나, 이 정도의 조치만으로 우리나라 지배구조의 문 제점을 해결할 수는
없으며, 지배구조정책은 계속 발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支配構造의 비젼>
향후 우리나라 대기업 지배구조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주인이 주주임을 강조 하는 株主資本主義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주주자본주의의 본질이 훼손된다면 기업의 경쟁력과 국가발전에 이 롭지 않다.
기업의 본질에 관한 기본철학은 주주자본주의가 바람직하겠으나, 이해관계 자들의 인센티브를 고려한다는 소위 「stakeholder capitalism」의 중요한 메시지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 특히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채권자가 어떠한 형태로든지 기 업경영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앞으로 두뇌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 물적 자본보다 사 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발전해야 할 것이다.
지배구조의 발전에 있어서 국가별로 상이한 역사적 경로의존성이 중요하다 는 점에서, 선진국의 기업지배구조 모델을
우리에게 단순히 이식하려는 발상은 위 험하며, 한국형 지배구조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企業支配構造의 改革課題>
□ 經營者의 忠實義務를 商法에 規定: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상법에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이사가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사 본연의 임무가 주주이익의 대 변이라는 주식회사의 기본원리를 분명히 한다.
□ 支配大株主의 橫暴에 대한 政策的 對應:
① 손해입은 자가 사후적으로 손해를 보상받도록 하는 방안으로서 다음 두 가지 대안을 검토한다.
· 1안: 현행 소수주주요건을 0.5% 정도로 완화함으로써 더욱 많은 수의 주주에게 대표소송권을 허용하는 방안 (증권거래법상 1% 규정을 0.5%로 완화하되,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0.25%로 완화).
· 2안: 1주 이상 보유한 모든 주주에게 대표소송권을 부여하는 방안 (즉, 대표소송을 통상의 단독주주권으로 허용).
② 현재의 대표소송제도에 추가하여 集團訴訟制度(class action suit)를 도 입할 필요가 있다. 단, 집단소송제도는 주주와 경영자 사이만의 이슈가 아니라 그 적용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도입 여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③ 횡포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외부주주의 대표가 2~3인의 사외이사와 사외감사로 이사회에 참여하여 내부통제장치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사의 수를 10인 내외로 줄인다는 전제하에).
기업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내부자거래 등을 통한 지배대주주의 횡포를 감독, 규제하는 증권당국의 감독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내부자거래의 경우 에는 현재 10% 이상을 소유한 주주라는 규정(증권거래법 제188조 1항)을 5%로 강 화하여
지배대주주이면서 내부자거래의 제재조항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를 줄이고, 내부자거래와 시가조작과 같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현행 '2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예컨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당해거래로 취득한 이득의 200%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 債權者의 役割提高 課題:
채권자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하여 다음의 대안을 검토한다.
· 1안: 상위 채권자들에게 1, 2인의 사외이사를 파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상법 혹은 증권거래법 개정에 반영한다. 또한 이사회내에 감사 소위원회를 설치하여 채권자대표인 사외이사를 사외감사로서 활동하게 하는 방안.
· 2안: 채권자가 자금을 공급할 때 기업과의 계약(covenant 혹은 indenture)을 통하여 경영을 감시,
통제할 수단을 확보하는 방안 (사적 계약이므로 입법 불필요). 사외이사 혹은 사외감사의 권한 또한 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기업의 부채비율이
일정비율을 넘어서면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할 수도 있음.
□ 企業非理剔抉 課題:
기업비리 중에서 기업과 정치권, 관료 사이에서 발생하는 비리는 정치개 혁, 사정활동, 정부규제개혁 등으로 해소해야 한다.
기업간 혹은 기업내부에서 발생하는 비리는 투명성 제고와 내부통제장치 로 해결하되, 기업간 뇌물에 대한 포괄적
처벌규정을 형법에 신설하여 사법당국이 그 집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總帥와 企調室의 法的 責任 提高 課題:
① 회장, 기조실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하여 다음의 대안을 검토한다.
· 1안: 현행법내에서 형사의 경우 교사범 혹은 공범으로 책임을 묻고, 민사상의 손해배상이나 상법상의 책임을 묻도록 법원과 검찰이 법집행에 적극적으 로 나서는 방안.
· 2안: 상법개정 등을 통하여 지배대주주(회장) 혹은 그의 통제하에 있는 자(기조실임원 등)를 "사실상 이사로 간주"하는 방안.
② 회장과 기조실이 향후에도 계속 법적 지위가 없는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은 법과 현실의 괴리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통상마찰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있 기 때문에 정부는 차제에 지주회사의 하용논의를 신중하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
※ 다만 대주주가 기업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지주회사의 허용은 이들의 지배력을 크게 강화시킬 것이므로 장·단점과 관련제도의 변경필요성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 회장, 기조실의 인력과 비용지출에 대하여 정부가 비용불인정과 세금 부과, 부당한 내부거래의 규제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겠으나, 그 타 당성이 의문시된다.
□ 透明性과 經營監視機能 提高 課題:
①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의 수를 10인 이내로 축소하고 최소한 2~3인 의 사외이사 도입을 의무화하여 사외이사가 주주의 권익을 대변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증권거래법 개정).
② 상장법인의 경우 최소한 1인 이상의 사외감사 선임과 이사회내에 감사 소위원회의 설치의무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중권거래법 개정).
③ 이사선임방식에 있어서 누적투표제를 도입하고 (상법 개정), 기관투자 가의 신탁개정에 대한 의결권의 대리행사를 제도화함으로써 외부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와 사외감사의 선임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④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를 개선하기 위하여 금융감독기구의 재감사기 능을 강화하고, 감리대상기업의 배정에서 부실감사인을 배제하며, 소수주주에게 증 관위의 감리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부실감사의 경우 이에 부당한 영 향력을 행사한 기업내부인사(이사, 재무담당자, 회장 등)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 할 필요가 있다 (외감법 개정).
⑤ 공시제도를 강화하기 위하여 PC공시를 의무화하고, 공시내용에 계열사 간의 영업활동관련 주요거래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⑥ 이미 방침이 확정된 대로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을 의무화하되, 연결재 무제표가 갖는 단점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도입방안과 공시의무를 신중히 정할 필요 가 있다.
□ 非效率的 經營에 대한 規律裝置 强化:
① M&A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 (예컨대 1년) 출자총액제한의 예외 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단, 기존의 예외를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예외를 줄이는 노 력이 병행되어야 하며, 예외인정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긴박한 부실기업(법정관 리하의 기업, 부도유예협약의 대상인 기업 등)의 인수에 대해서만 적용되어야 한다.
② MAI를 체결하기 이전이라도 국내 M&A시장에 외국자본의 참여 를 허용함으로써 비효율적 경영에 대한 시장의 규율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
③ 전경련 등이 적대적 M&A에 공동방어할 경우 이를 퇴출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행위로 규정하여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④ 공개매수제도의 경우 다음의 대안을 검토한다.
· 1안: 현행 25% 규정을 30%로 완화하는 방안.
· 2안: 현행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