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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현오석 KDI 원장 이임사

KDI201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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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KDI 원장 이임사

친애하는 KDI 가족여러분!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KDI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수월성 높은 정책연구를 통해 국가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기관의 비전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세워 연구원을 이끌어 온 지 만 4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연구성과가 정부의 정책수립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하고자 했던 바를 충분히 이루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때로는 함께 즐거워하고, 때로는 함께 고통을 나누었던 많은 순간들에 대한 감회가 새롭습니다.

크고 작은 토론을 통해 연구진들과 우리 경제를 고민하던 시간들, 야구단 창단으로 별로 인연이 없던 야구 유니폼을 입고 어설프게 던진 시구, 직원들과 즐겁게 땀 흘렸던 시간, 호프데이마다 햇살 가득한 KDI 정원에서 나누었던 풋풋한 삶의 이야기 모두를 즐겁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KDI 안팎의 힘겨운 고비마다, 열심을 다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실로 중차대한 전환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는 세계적 차원에서 기존 경제 패러다임의 일대 혁신을 요청하고 있으며, 국가의 발전 단계에 걸맞은 사회적 요구들은 전 계층을 폭넓게 아우르는 대통합의 정신과 실질적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초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과 질적 발전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에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긴밀화에 대응키 위한 국제 경쟁력 확보, 글로벌 저성장 추세에 대비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 성장과 분배의 부조화에 따른 양극화 및 불공정한 시장 관행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따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복지 수요 충족 등 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처럼 급격한 변화와 혼돈의 와중에 우리가 결단하고 추진할 오늘의 선택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건곤일척의 승부를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KDI의 지난 40여 년은 한국경제 발전의 역사와 온전히 함께 해 온 시간이었습니다.

암울하기만 했던 절망의 시대에 탄생한 KDI는 비록 외로운 걸음일지라도 뚜렷한 확신과 희망의 목소리로 우리나라의 풍요로운 미래 청사진을 그려냈고, 부족하나마 마침내 이를 달성했습니다.

KDI는 국민의 저력을 믿었고, 국민은 KDI를 신뢰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사회는 KDI의 역할과 책무를 다시 한 번 요청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에 기반한 KDI의 선제적 정책 제언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KDI가 글로벌 씽크탱크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KDI의 역량 제고를 위해 불철주야 애써주신 여러분의 노고가 맺은 결실입니다.

그러나 KDI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이 이와 같은 외부의 평가에만 기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부심과 자만심을 혼동해서도 곤란하겠습니다.

진정으로 KDI가 역사에 빛나는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올곧은 길을 제시하는 본래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칭찬과 격려가 없어도, 혹은 알아주는 이 조차 많지 않더라도, 묵묵히 걸어가는 변함없는 그 길 위에 KDI의 가치는 오래도록 공고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는 물론 우리 사회가 놓인 제반 상황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넓은 시각과 구체적인 논거를 통해 치밀하게 분석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정확한 정책 대안을 한 발 앞서 정책당국과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다양한 기능과 목소리를 통해 국민의 정책 공감대를 확장함으로써 실질적인 정책 추진의 토대를 다지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처럼 KDI가 우리 경제의 앞날을 향도하는 최고의 연구기관으로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KDI 가족여러분,

지금 이 순간 법화경에 나오는 ‘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제 저는 KDI를 떠나게 됩니다만, 늘 그렇듯 ‘잠깐 동안의 안녕’이라 생각하려 합니다.

삶 전체를 소풍이라고 노래한 천상병 시인을 떠올리면, 오늘의 헤어짐은 그야말로 더 좋은 만남을 위한 아주 작은 계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함께 했던 지난 4년,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어디에서든 KDI 가족 여러분의 열정과 수고로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평안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 3. 22
                                                    현 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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